매일신문

포항 초교 급식소 폭발사고 '잘못된 정보'에 초기 조사 헛발질

급식소 직원들 가스 관리 잘못해 사고 냈다 오명…"억울하다" 호소

지난 3일 오전 가스 폭발 충격으로 인도 쪽으로 쏟아져 나온 포항 연일초교 급식소 창문과 창틀. 배형욱 기자
지난 3일 오전 가스 폭발 충격으로 인도 쪽으로 쏟아져 나온 포항 연일초교 급식소 창문과 창틀. 배형욱 기자

경북 포항 연일초등학교 급식소 폭발사고(매일신문 5일 자 9면 등) 원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초기 가스 누출 여부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전파돼 관계 당국의 현장 대응과 조사에 혼란이 빚어졌던 사실이 드러났다.

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급식소 폭발이 발생한 뒤 현장 조사에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포항남부소방서, 경찰 등에 급식소의 가스 사용량이 전달됐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나흘간 가스(LNG) 사용량이 388㎥라는 내용이었다. 이 기간 주말이 끼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 이 정도의 양을 썼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급식소 한 달 사용량의 5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이 정보가 현장에 전파되면서 가스 유출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이 사실처럼 굳어져 한국가스안전공사 조사관이 현장에 파견, 배관 등 가스 유출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급식소 조리원들이 실수로 가스 밸브를 열어뒀을 가능성에 조사 초점이 맞춰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애초 전파된 가스 사용량이 잘못됐다며 갑자기 수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가스 검침원이 실제 급식소를 점검한 날짜가 지난해 12월 31일보다 나흘이나 앞선 28일로 확인된 것이다. 28일부터 31일까지 급식소가 정상 운영됐고, 3일 가스 사용량을 확인했으니 388㎥는 정상 사용량이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기관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고 있다. 가스 검침 등 사용량 정보를 다루는 도시가스 공급업체 영남에너지서비스㈜는 이를 부인하고, 다른 기관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영남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가스안전공사 쪽에서 상황실로 연락해 언제 검침을 했는지 문의가 있었다. 그때 검침일을 12월 28일로 얘기를 했다"며 "우리 쪽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급식소 관계자는 "잘못된 이 정보 때문에 마치 우리들이 가스관리를 못해 사고가 난 것 마냥 비판받고 있다"며 "어떤 기관인지 몰라도 사고 책임을 전가하는 데만 급급해 이런 짓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일 오전 발생한 연일초교 급식소 폭발사고로 3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조사 당국은 6일에도 급식소를 찾아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포항 연일초교 급식소 조리실 3번 대형 솥의 용접 부위가 다른 솥과 달리 터져 있다. 배형욱 기자
포항 연일초교 급식소 조리실 3번 대형 솥의 용접 부위가 다른 솥과 달리 터져 있다. 배형욱 기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