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소아 사시

2세 이전에 수술해야 올바른 시력 발달…방치하면 약시될 가능성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수술적·비수술적 치료 가능
조순영 동산병원 안과 교수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눈 검진 받아야"

소아 사시의 경우 향후 시력 발달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소아 사시의 경우 향후 시력 발달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조순영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
조순영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

두 눈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고 한 눈은 정면을 주시하고 다른 눈은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것을 '사시'(斜視)라고 한다.

사람의 눈 주변 뼈를 보면 눈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체인 안와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바깥쪽을 향한다. 해부학적으로 바깥쪽을 향해 보게 돼 있는 눈 구조를 극복하고 눈모음을 통해 정면을 주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태어난 후 약 3개월 정도에 완성된다. 신생아 때에는 불안정해 사시처럼 보이다가도 100일 무렵에는 정면을 주시하는 것이 정상이다.

만약 생후 6개월이 지나도 사시처럼 보인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시가 있다면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약시를 초래해 시력발달에 장애가 된다.

외사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외사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내사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내사시.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어린이에게 흔한 간헐외사시

사시에는 눈이 안으로 몰리는 내사시, 눈이 바깥쪽으로 향하는 외사시, 눈이 위 또는 아래로 향하는 수직사시가 있다. 이 중 우리나라 어린이에게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형태는 눈이 한 번씩 밖으로 향하는 간헐외사시이다.

간헐외사시의 증상은 햇볕 밝은 곳에서 눈이 부셔서 한 눈을 감을 때, 피곤할 때, 졸릴 때, 멍하게 있을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끔 그런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각도가 커지고 밖을 향하는 시간도 늘어나 나중에는 항상 밖을 향하게 된다. 주로 사람을 쳐다볼 때 초점이 맞지 않아서 안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눈이 안쪽으로 몰려 보이는 내사시의 증상은 불빛을 비춰 보면 한쪽 눈은 불빛이 검은자의 한 가운데에 비쳐 보이고 다른 눈은 검은자의 가장자리나 흰자에 비쳐 보이는 것이다. 생후 1년 미만의 영아에서 나타나는 영아내사시, 원시 등의 굴절이상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굴절조절내사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영아에서 나타나는 영아내사시는 조기에 발견해 2세 이전에 수술을 해줘야 올바른 시력 발달 및 양안시 발달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눈이 위 또는 아래로 향하는 수직사시에는 피곤할 때 한 눈이 위로 올라가는 해리수직편위 등이 있다.

사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다. 조순영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는 "원시나 눈 근육의 이상, 미숙아, 미숙아 망막증이 있었던 경우,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뇌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발달지체가 있는 경우, 외상이 있었던 경우, 약시가 있는 경우에 더욱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시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협조가 잘 될 경우 프리즘을 이용한 교대가림검사를 이용해 사시각과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다만 협조가 잘 되지 않는 어린아이의 경우와 한쪽 눈의 시력이 약한 경우에는 불빛과 프리즘을 이용해 사시각을 측정하게 된다. 또 입체시검사와 안구운동검사를 같이 시행하며, 사시의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조절마비하굴절검사, 안저검사 등의 검사도 같이 시행한다.

조 교수는 "특히 가족이나 친척 중에 사시나 약시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사시가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사시, 꼭 치료해야 하나

어린이의 경우 사시를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두 눈을 함께 쓰는 양안시가 되지 않고, 입체시를 획득하지 못한다. 한쪽 눈으로는 시자극이 전달되지 않아 약시가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어른의 경우 갑자기 사시가 발생하면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발생할 수 있다.

조 교수는 "시력 발달은 물론 사시로 인해 사회활동에 지장이 생기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사시의 치료에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안경 처방과 가림 치료가 대표적인데, 모든 환자들에서 이 치료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사시 중에서도 굴절조절내사시와 같이 조절마비하굴절검사에서 얻어진 굴절수치만큼의 안경처방을 해 사시를 교정할 수 있는 경우에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또 간헐외사시의 경우 사시각이 크지 않거나, 사시의 빈도가 적을 때 가림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사시의 급격한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만 중단하면 다시 이전의 사시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간헐외사시는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

사시 수술은 소아의 경우에는 전신마취, 성인의 경우에는 국소마취 혹은 전신마취로 진행한다. 조 교수는 "사시 수술은 안구 바깥의 눈근육을 조절하는 수술로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라며 "간헐외사시의 경우 한 눈에 두 개의 근육을 수술하기도 하고 양안에 한 개의 근육을 수술하기도 하는데 수술방법은 사시의 종류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간헐외사시 수술은 재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교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술 후 몇 달간은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다. 소아는 대부분 이 과정을 잘 견디고, 몇 달 후에는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드물게 복시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면서 기다려 볼 수 있다.

영아내사시의 경우에는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아내사시 수술은 보통 2~3회 시행하게 된다. 처음 진단받고 바로 수술해 해결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아이가 자라면서 해리수직편위 등 상사시가 발생해 다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사시 수술은 시력의 발달을 위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눈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조순영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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