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으로 한껏 여유를 즐긴 손님은
종이봉투에 과자를 골라 담아 무게를 잽니다.
상품엔 포장지도, 가게엔 비닐봉투도 없습니다.
손님들은 오직 종이봉투나 재활용 빈병에,
아니면 직접 가져온 용기에 물건을 담아갑니다.
대구 중구 동인동 더 커먼(대표 강경민).
곡물·과자·생활용품 등을 소분해서 파는
쓰레기 제로, '제로웨이스트' 가게 대구 1호 입니다.
불편하고 번거로워 누가 봐도 곧 망할 것 같지만
3년 전 잊지 못할 짠한 경험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곳엔 낱개로 파는 가게가 수두룩했습니다.
사람들은 으레 장바구니를 끼고 다녔습니다.
온전히 물건만 사 버릴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그린시티' 영국 브리스톨. 참 부러웠습니다.
그동안 쓰레기를 사온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인테리어, 파티션도 지나면 다 쓰레기라고
임차한 낡은 창고를 깨끗하게 칠만 했습니다.
지붕엔 작지만 태양광도 하나 얹었습니다.
탁자도, 수납장도 모두 재활용품. 그런데도
마음이 편하고 마샬 스피커는 고급지게 흐릅니다.
상품은 곡물·식물 원료로 만든 과자·세제류에
천년 재료로 만든 생활용품 등 160여 가지.
자전거를 타고 오면 탄소를 줄였다고 더 반깁니다.
단골손님은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
물어물어 찾는 '의식' 있는 분도 꽤 늘었답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서
업사이클·리필·비건 음식·친환경 생활용품 등으로
제로웨이스트에 뜻을 같이 하는 가게는 모두 38곳.
작은 실천이지만 지구를 구하려는 선구자들입니다.
이런 가치에 돈쭐내는 소비자도 진정 '깨시민' 입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자원이 너무 아까워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는 팔 수 없다는 강 대표.
이런 삶이 더 커먼, '보통'이 되길 그는 소망합니다.
이 편한 세상에 불편하고 낯설지만 이제는 가야 할 길.
시대정신을 실천하는 그의 당찬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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