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에 동원된 말이 촬영 후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BS는 20일 낙마 장면을 촬영한 말이 죽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혔다. 해당 장면은 '태종 이방원' 7회에 연출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으로, 말이 고꾸라져 바닥에 쓰러진 모습이 촬영됐다.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나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한 결과 촬영 후 일주일쯤 뒤 사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쓰러트리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된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말의 생존 여부 확인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확보한 영상 속에서 말의 발목에 와이어가 묶여 있었고 달리는 말의 뒤편에서 다수의 스텝들이 줄을 잡고 있었다"며 "말이 몇 걸음 달리자마자 뒤에 있던 스텝들은 줄을 잡아당겼고 발목이 묶여있던 말은 그대로 앞구르기를 하다시피 고꾸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더욱 충격을 받은 건 촬영 직후의 장면"이라며 "넘어진 자리에 쓰러져서 미동조차 못하는 말의 안전 여부를 살피는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어느 정도의 상처를 입고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고통을 호소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더욱 마음이 저려온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말의 상태 확인을 위하여 영상을 통해 동물자유연대 부속동물병원 수의사님께 자문을 받은 결과 이 정도 사고였다면 생존까지 위태로울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며 안타까워하셨다"고 덧붙였다.
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 단체는 "우려하던대로 촬영에 이용된 말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소품이나 다름없이 이용되며 목숨을 잃은 생명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 동물자유연대는 KBS측과의 연락을 통해 면담을 확정했으며, 방송 촬영시 동물 안전 조치 마련과 가이드라인 구성을 위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디어상에서 이루어지는 동물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방송에서 이용되는 동물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 청원을 시작한다"며 "방송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희생을 막을 수 있도록 청원에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드리며 더불어 주위에도 많은 공유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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