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의 음식 이야기]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건강한 식생활 이야기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식생활은 날로 풍요로워지고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새로운 식품과 식생활 정보는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지만 건강한 식생활의 중심을 지키는 데는 어려움을 주고 있다. 경제 수준의 향상과 식품 산업의 발달은 일부 영양소의 과다 섭취 또는 부족 섭취에 따른 영양 불균형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또한 식생활의 변화는 질병 발생 패턴을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영양 결핍 시 발생하기 쉬운 결핵, 감염 등이 주를 이루었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영양의 불균형 시 발생하기 쉬운 암,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등이 주를 이룬다. 이는 최근 한국인의 10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므로 식생활의 문제가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식품을 먹는가는 자신의 성장, 건강 그리고 삶의 만족도를 넘어 건강한 죽음까지 맞이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이렇게 볼 때 식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여 실천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 즉, 웰다잉(Well-dying) 하려면 잘먹어야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건강한 식생활을 의미한다.

이는 매끼 다양한 식품을 적당한 양으로 섭취하여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식사를 의미한다. 따라서 식사는 제때,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알맞은 양을 싱겁게 그리고 즐겁게 해야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식생활에 대한 태도 못지않게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핵심포인트를 알아야 한다. 흰쌀, 흰설탕, 흰 밀가루 등 정제된 식품들과 동물성 식품들은 만성질환 발생의 주요한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다양한 색깔의 식품들로 차려진 식탁에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와 기능성 물질들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검은색(보라색) 등 채소와 과일이 지닌 고유의 색깔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 특히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하다.

생리활성 물질인 파이토케미컬과 식이섬유 또한 풍부해 면역력 증강, 암과 심혈관계질환 예방,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미국은 1991년부터 '5 a day' 캠페인을 벌여왔다. 2007년에는 이 운동을 'New Fruits & Veggies More Matters' 캠페인으로 확대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국립암센터에서 암 예방을 위해 청보라색, 빨간색, 흰색, 노란색, 초록색 등 다섯까지 색깔의 음식으로 건강한 식탁을 꾸미도록 권장하고 있다.

흰밥은 검은쌀, 검은콩, 팥 등을 넣은 잡곡밥과 함께 오색의 반찬을 골고루 갖추도록 한다. 흰설탕과 흰 밀가루로 만든 빵과 과자보다는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견과류를 간식으로 준비하도록 한다. 우리 전통음식 중에는 한 가지 음식에 다섯까지 색을 모두 포함하는 음식이 많다.

황, 청, 백, 적, 흑의 오방색을 오장육부와 연결해 건강을 관리해 왔는데 오방색을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과 음식들은 오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김치, 비빔밥, 잡채, 신선로, 무지개떡, 오색 다식, 오색 송편과 경단, 오신채, 고명 등이 있다. 음식의 화려한 색감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며 저마다 고른 영양소를 지니고 있다.

오색의 건강한 밥상을 꾸미려면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이용해야 한다. 곡류를 주식으로 하면서 계절마다 다양한 채소로 만든 나물과 생채 등의 식물성 식품 위주의 반찬으로 식탁을 구성한 한식식단은 이러한 점에서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건강한 식생활은 특별한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한식의 식탁처럼 식물성 위주의 반찬에 제철 식품으로 계절적 감각을 살리며 다양한 저장식품과 발효식품 등 진정한 슬로푸드 정신을 그대로 담은 균형 잡힌 오색식탁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노유진 푸드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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