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권 단일화 어려울 것" 기대…극적 합의는 우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자 여당이 대응 수위를 두고 부심하고 있다.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완주를 기대하지만, 극적 합의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가 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며 "언제나 모든 일에서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는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논의를 민생과 무관한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에둘러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 비판은 내놓지 않음으로써 단일화 불발 시 안 후보와 연대의 여지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제인 정책대화에서 정관용 교수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선대위 차원에선 견제 수위를 높였다.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두 후보 간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안 후보 완주와 관련해 기대 섞인 예상을 내놨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가 요구한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 제안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은 단일화 차단선 같이 느껴졌다. 왜냐하면 '지난 서울시장 경선의 방식이 아니면 안 한다'는 조건부 제안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윤 후보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여론조사 지형은 모집단을 어느 층으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너무 명백하다. 조사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보가 결정되는 게임으로, 사실상 양보 게임 성격과 유사하기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내다봤다.

단일화 불발 시 이재명 후보와 안 후보 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윤 후보를 향해 그런 제안을 하셨던 분이 과연 우리에게 또 다른 제안을 하실 수 있겠느냐"고 낮게 봤다.

하지만 극적 합의에 따른 단일화 파괴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날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를 두고 애써 평가절하에 주력하려는 모습 자체가 야권 단일화를 그만큼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오늘 예스(YES), 합시다 하면 우리는 타격을 입는다. 우리는 화면에서 사라진다"고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