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의 한 약국. 약국 입구에는 '자가검사키트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 약국에 남아있는 자가검사키트는 단 한 통에 불과했다.
이 약국 약사는 "예전에 들어온 5개들이 한 통만 남아있다. 새로운 물량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북구 대현동 또 다른 약국은 문의가 잇따르자 사전 예약을 받고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워낙 소량이 입고되는데다 언제 들어올지 확실치 않다"며 "혼란을 줄이려 약국에 개별적으로 예약을 하면 물량 입고시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품귀 대란을 겪고 있는 자가검사키트 수급을 안정화하고자 정부가 유통 개선 방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시중에서는 검사키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14일 정부는 자가검사키트의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유통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자가검사키트는 다음달 5일까지 온라인 판매금지 및 약국·편의점으로 판매처가 제한되고, 낱개 판매(소분)가 허용된다. 또 1명 당 1회 구입 수량은 5개로 제한된다.
그러나 일선 약국과 편의점에서는 여전히 자가검사키트를 구하기 어려웠다.
이날 대구시내 편의점 5곳을 돌며 확인해보니 자가검사키트를 보유한 곳은 단 1곳에 불과했고, 그마저 보유 물량도 한 통이 전부였다.
북구의 한 편의점 업주는 "하루에 20명 가까이 와서 검사 키트가 있는지 물어본다. 물량이 언제 들어오는지도 알지 못한 채 밀려드는 손님 문의에 대응하기가 벅차다"고 했다.
자가검사키트를 사러 돌아다닌다는 김모(31) 씨는 "감기 기운이 있어서 계속 돌아다녔는데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약국마다 전화를 돌린 후에야 한통을 구할 수 있었다"고 푸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편의점이 의료기기 취급 신고 없이 자가검사키트를 소분해 판매하도록 허용한 것을 두고 행정편의주의적인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인 당 구매 제한도 한 곳에만 해당할 뿐 여러 약국이나 편의점을 돌며 구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의료기기를 판매하려면 판매 신고와 교육과정을 거쳤는데, 이 같은 절차없이 판매를 허용한 건 기존 지침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CU와 GS 편의점은 15일 오후부터 순차 배송돼 16일쯤부터는 전국 가맹점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17일부터는 구입할 수 있다"며 "약국·편의점에서 검사 키트를 낱개 판매하는 경우 별도 배부한 판매 매뉴얼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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