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유세차' 사고 여파에…유세장 '스피커' 끈 대선 후보들

민주·국힘, 음악·율동 중단…이재명 ‘조의’·윤석열 ‘조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유세차 '사망 사고'로 여야 후보들이 유세차 스피커를 끄고 '차분한' 선거운동을 하기로 한 16일 서울 시내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유세차량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싸우며 득표전에 속도를 내던 여야 대선 후보들이 16일 일제히 차분한 선거운동 모드에 들어갔다.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이었던 15일 발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 버스 사망사고 때문이다. 후보들은 이날 하루 전국의 모든 유세 현장에서 약속한 듯 음악(로고송) 송출을 금지하고, 운동원들의 율동을 중단한 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강남역 유세 현장에서 "안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고 언급한 뒤 "유가족과 고인에 대한 위로와 조문의 의미를 담아 잠시 묵념하겠다"면서 조의를 표했다. 일정 상 빈소를 찾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만큼 조의를 표시하고, 조용한 유세를 벌였다. 대신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또 유세본부장 지침을 통해 전국 유세 현장에서 율동과 로고송 방송을 중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밤 사망자 빈소를 찾아 조문에 나선다. 윤 후보는 마지막 일정인 강원도 원주 유세를 마친 뒤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 등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선대본부 측은 "안 후보와의 조우 여부는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의힘은 유세 활동 중 로고송을 틀지 않았고, 율동을 하지 않는 등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정의당도 율동과 로고송을 자제하는 등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사고가 난 천안에서는 아예 중단했다. 심상정 후보는 전남 목포 유세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정의당도 이번 선거가 더 안전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더 주의하고 점검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유세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사고 직후인 15일 밤 사망자 2명의 빈소가 차려진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 등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안 후보는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며 "일단 선거운동을 오늘 전면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