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후보, ‘옆집 의혹’ 명확히 해명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옆집을 비선 캠프로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소위 '옆집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이던 2020년 8월 자신이 사는 분당 아파트 바로 옆집을 경기도청 산하 공기업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전세로 빌려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진 의혹이다. 18일엔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이 후보 측근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옆집 전세 계약 전부터 동호수를 지정하는 등 깊숙하게 관여했다"는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불법 사전선거운동 가능성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 후보가 관여한 조직적 횡령 범죄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초밥 10인분이 어디로 갔는지 5급 공무원 배모 씨가 말했던 '기생충'이 과연 누구인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는 말에서 그동안 가졌던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진중권 전 교수도 (법인카드로 긁은) "초밥 10인분 그다음에 샌드위치 30인분이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 미스터리였는데 "퍼즐이 딱 맞춰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는 "GH 직원 합숙소가 민주당 선대 조직으로 쓰였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발한다. 후보와 선대위 모두 GH의 합숙소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근거없는 네거티브를 지속한다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GH 측도 "원거리 출퇴근이 어려운 신입 직원 관사"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반발과 해명에도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GH는 경기도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공기업이다. 이런 공기업이 현직 도지사가 1997년부터 살아온 옆집에 전세를 들면서 '몰랐다'는 해명은 석연찮다. 더욱이 전세 계약을 한 이 전 사장은 이 후보의 측근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8월 GH 블라인드엔 "사장님이 작년부터 지사님 지시로 직원들에게 대선 공약을 만들라고 한다"는 글이 게시된 적도 있다.

'옆집 의혹'이 허위 사실이라면 옆집에 실제 누가 살았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자료를 근거로 낱낱이 공개하면 된다. 정말 원거리 출퇴근이 어려운 신입 직원들이 살았다면 내막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후보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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