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이 '병풍'을 앞세우는 데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발전에 대한 공약이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어필하기보다는, 특정 정당 색깔을 입히거나 유명한 사람들을 불러세운 뒤 지지선언을 얻어내는 방식으로 '편한 선거'를 치르려고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비판의 주요 대상은 역시 4명의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들이다. 19일 기준으로 대구 중구남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는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등 네 명인데,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무당의 공천 방침이 나온 뒤 출마를 위해 탈당했거나 역대 보수 정당에 오래 몸담은 인사들이다.

자연스레 보수정당 지지가 강한 대구에서 사라진 '국민의힘 간판'을 메꾸고자 온갖 무리수를 쏟아낸다.
온통 빨간 현수막에 빨간 옷을 둘러입고 '유사 국민의힘' 후보로 활동하는 건 기본이고, 국민의힘 소속의 유력 정치인들을 불러다 지지선언을 요청하며 '묻어가기'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도태우 후보의 경우 지난 16일 출정식에 윤석열 대선 후보의 40년지기 석동현 변호사를 불러세웠고, 18일에는 김영환 전 의원이 아예 국민의힘 선거운동복을 입고서 지지선언을 했다.
임병헌 후보의 경우에도 출마와 동시에 페이스북에 "마음은 여전히 국민의힘 안에 있다"고 밝히며 '붉은 무소속'임을 숨기지 않았다.
도건우 후보는 이준석 당 대표와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사진을 올리며 "당적은 없어도 선대위 보직은 그대로"라고 어필했다.
특히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미 원내 경험이 있는 주성영 후보의 경우 한층 노골적으로 '국민의힘' 간판을 팔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불렀다.
여기서 주호영 의원은 "2년밖에 안 남았는데 무소속 초선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 복당이 가능하고 3선이 되는 주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사실상 '당선 후 복당'을 공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곽상도 전 의원의 잘못에 대한 '책임정치'를 명분으로 무공천을 선언한 상황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무늬만 무공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백수범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정권교체' 여론이 강한 대구의 현실을 의식한 듯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 간판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영남 친노 좌장'으로 불리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앞세워 총력전에 나섰다.
친노 출신이지만 TK 보수정당 인사들에게도 명망이 높은 이 전 수석의 이미지를 활용해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권영현 국민의당 후보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공약이나 비전을 내놓기보다 '안철수 대선 후보의 러닝 메이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후보들이 보이는 이런 행태의 원인을 '자신감 부족'으로 짚는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보수정당 소속으로 오래 활동했어도 결국 '온실 속 화초'일 뿐이어서 추운 바깥에선 스스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클 것"이라며 "참신한 공약이나 주민 소통보다도 자꾸만 보수정당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선거에 사용하고, 보수 인사들을 불러오는 데만 급급하는 것은 결국 그 불안감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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