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는 입구?' 여야, 전날 TV 토론 두고 뒤끝 작렬

이재명 ‘기축통화’ 놓고도 민주 “논란 부추겨”에 국힘 “똥볼 최고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인천 부평역 광장에서 열린 '인천 재도약 앞으로, 인천 경제 제대로!' 부평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주먹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난타전이 벌어진 가운데 여야는 22일 토론에서 쟁점이 된 '이재명 게이트'와 '기축통화' 등을 놓고 뒤끝 작렬했다.

먼저 '게이트' 해석 문제로 거세게 충돌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CBS라디오에 출연, '대장동 의혹'의 민간업자들 대화 녹취록에 언급된 '이재명 게이트'에 대해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의 게이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때문에 일이 잘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이트'가 정치권 등의 비리 의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이 경기지사가 입구에서 지키고 있기에 일이 잘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보령시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파상 공세를 폈다. 선대본부는 '쇼츠(짧은) 논평'에서 "초등학생 영어 수준도 안 되는 발언"이라며 "진승현·박연차·이용호·신정아 게이트 등 수많은 게이트의 주인공은 입구를 지키고 있던 위인들이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유상범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는 최순실 씨가 '최순실 비리'를 막으려는 게이트였느냐"고 비판했고, 김웅 의원은 SNS에 "워터 게이트는 수문 관리인이고, 코리아 게이트는 인천국제공항이더냐"라고 꼬집은 뒤 "이재명 게이트가 슬슬 열리니 완전 멘붕 오시는 듯"이라고 적었다.

'기축통화'를 둘러싸고도 2라운드를 벌였다. 민주당은 토론 당일 선대위 공보단 명의 설명 자료에서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진화했다. 박주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최근에 보면 유로화나 엔화 같이 국제 통화도 대부분 기축통화라고 표현한다"고 했고, 채이배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힘당이 '기축통화' 단어를 하나 붙들고 논란거리를 부추기는 모양새"라고 사태를 축소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본 경제 지식도 없다"고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참 허황된 얘기"라며 "국채 발행 자체가 과도하다는 점을 억지로 변명하기 위해 한 것 치고 근거가 너무 박약하다"고 비판했다.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중국이 전세계에 천문학적 돈을 뿌리고 영향력을 휘두르며 애를 써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기축통화 편입"이라며 "대선을 2주 앞둔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몰아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 선거유세에서 '4번 타자'를 강조하며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질문한 뒤 답변을 듣던 중 눈을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그 의미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그 정도는 알 줄 알았다"며 윤 후보 보다 우위에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