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룬 가운데 충격에 휩싸인 안 후보 지지자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저희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단일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민의당 홈페이지에는 당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일부 당원들은 국민의당을 탈퇴하겠다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차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한 지지자는 지난달 23일 안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1년만 지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할 것'이라고 비난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의힘과의 야합, 실망감이 너무 크다. 적폐라고 손가락을 자른다고 했었는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이제부터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지지자는 "남들이 욕하고 비난해도 안철수 지지했다"라면서 "그런 후보님 돕겠다고 지자자들은 민주당, 국민의힘, 쓰레기 언론과 싸우며 갈려나갔는데 이게 대답이라니. 이 참담함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한 당원은 "어제 밤 늦게까지 마지막 TV 토론 보면서 끝까지 응원했다"며 "그런데 자고 새벽에 뜬 속보가 단일화 회동에, 단일화 선언이라니. 유세버스 사고로 세상을 달리한 분들의 유지를 받들어 완주하신다던 그 기세는 어디로 갔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당원들은 '안 후보님의 고뇌어린 결정 존중한다', '안 대표님 끝까지 응원하겠다', '모난 돌을 주춧돌 삼아 큰 뜻을 이루시길'이라며 안 후보의 선택을 응원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팬카페 '안철수와 함께하는 국민 모임(안국모)'에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말 그대로 혼란, 멘붕(멘탈 붕괴) 상태다", "이번 결정은 지지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렵다. 두 번째 배신감이다" "끝까지 완주를 바랐다"며 당황스러워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선언과 관련해 "국민을 우롱한 정치적 야합"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본부장단 긴급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층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도 모른다. 양측 지지자는 물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단일화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마지막 TV 토론이 마무리된 후 국민들은 후보들에 대한 판단을 마치면서 사전 투표를 위해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국민의 판단을 뒤집으려는 무리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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