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송의 담대한 변화, 행복청송의 완성]<3>일상 복귀 준비하는 청송

청송사랑화폐 정착과 정효과
산악스포츠 개최로 경기 회복 꾀해
전국단위 체육행사 유치도 팔걷어

경북 청송군은 코로나19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청송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전국 최고 수준의 백신접종률을 보이며 안전한 방역체계도 구축했다. 전체 인구 절반이 고령이지만 깨끗한 자연 속에서 늘 건강한 생활을 지켜온 덕에 코로나19를 어려움 없이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청송은 일상 복귀 준비에 나섰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청송사랑화폐 발행 규모를 늘리고 다양한 산악스포츠 대회 등도 개최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월 5일 경북 청송군에서는 지역화폐인
지난 1월 5일 경북 청송군에서는 지역화폐인 '청송사랑화폐'가 시중에 유통·판매됐다. 이날 한 주민이 지역 농협을 방문해 화폐를 구매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청송군 제공

◆청송사랑화폐의 정착

지난 2020년 1월 1일 청송군만의 새로운 화폐가 탄생했다. 바로 지역 화폐인 '청송사랑화폐'를 발행한 것이다. 기존 청송군 대부분의 사람은 지역에서 번 돈을 인근 안동과 포항, 대구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컸다. 아무래도 지역에는 대형 상점도 없고 소비 품목이 적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청송사랑화폐가 발행되면서 100% 지역 수요로 돌아섰다. 청송사랑화폐는 지역에서만 쓸 수 있고 지역에서 소비하면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화폐처럼 한국은행에서 찍어내 현금과 같은 가치로 평가돼 시장에 재화(財貨)가 풍부해졌다. 그만큼 지역 경기 회복에도 청송사랑화폐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청송사랑화폐의 가장 장점은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것이다.

청송지역의 화폐를 주고받는 연령층이 대부분 노령인 것을 고려해 화폐의 형태도 현금과 같은 '종이형'으로 단일화했다.

화폐 한가운데에 1만원권은 '10,000', 5천원권은 '5,000'이란 금액 숫자를 크게 표시해 노년층이 새로운 화폐를 사용하는데 거부감 없이 빠르고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청송사랑화폐가 유통되면서 지역 상가에 매출이 늘어나는 등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사랑화폐가 유통되면서 지역 상가에 매출이 늘어나는 등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사랑화폐 올해 계획

'청송사랑화폐'가 지난 1월 5일부터 시중에 유통·판매됐다. 청송군은 올해 청송사랑화폐를 총 6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청송군은 예년까지 명절 등에만 청송사랑화폐를 10% 할인 판매했지만 올해는 상시 10%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특히 정부에 청송사랑화폐의 가치와 유용성을 인정받아 제작비용 중 32억원을 국비로 지원받게 됐다.

청송사랑화폐의 인기로 판매·환전을 대행하는 지역 금융기관 역시 판매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지난 1월 19일 청송군과 지역 10개 판매대행점 간의 판매수수료를 0.7%에서 0.6%로 줄이는 골자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판매대행점은 청송사랑화폐가 기존 현금과 비슷하게 유통되면서 업무처리가 수월해졌고 판매수수료를 줄이면 차액이 지역민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송군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에서 적극 협조해주신 덕분에 판매수수료 인하가 가능했고, 이번 수수료 인하를 통해 군 재정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모습. 청송군 제공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모습. 청송군 제공

◆산악스포츠, 경기 회복에 활용

한반도의 산맥(山脈)은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이뤄져 있다. 백두대간의 태백산 줄기인 구봉산에서 남쪽으로 갈라져 나온 것이 낙동정맥이다. 낙동정맥 말단 정상에 청송이 위치하고 있다. 수려한 명산이 감싸 안은 청송은 세계가 인정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자리한다.

또한 이 아름다운 명산에서 뿜어내는 신선한 산소를 즐기는 다양한 산악스포츠가 발달해 있다. 청송은 산악스포츠를 연이어 열면서 지역 경기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청송에서 열리는 산악스포츠 중 가장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대회가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다. 청송 월드컵이 아시아에서 최초,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고 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얼음 위를 기어오르는 방식으로 아이스바일(빙벽을 찍는 등반 장비)에 몸을 지탱해 얼음과 인공구조물 등을 빠르고 정교하게 오르는 경기다. 이 종목의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랭커들이 펼치는 최고의 대회다.

올해 청송 월드컵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취소됐다. 하지만 내년 1월엔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청송에서 예정된 국가대표 선발전과 동계체전 등은 열린다.

청송에서는 청송사과 트레일런과 함께 전국 단위 산악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대회가 매년 개최된다. 청송사과 트레일런 산악 코스와 맞닿아 있는 태행산 MTB 코스에서 청송군수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다운힐(빠른 속도로 경사면 질주) 경기와 크로스컨트리(다양한 산악 능선 코스 질주) 경기로 나눠 이틀간 진행된다.

대회 코스는 전체 구간을 한 번 일주하는 챌린지 코스로 구성돼 청송의 자연경관을 한 번에 만나보게 했다. 참가자들은 레이스를 펼치며 대로변 코스를 비롯한 울창한 소나무 숲길과 바닥으로 내리칠 듯한 계곡 능선 등을 마주하며 산악자전거의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청송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 대회'도 큰 인기다. 모터사이클 크로스컨트리는 험난한 코스를 주행하는 종목으로 순발력과 테크닉이 요구된다. 고난도의 익스트림 스포츠라 모터사이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 이외에는 접해보기 쉽지 않다. 반대로 이런 접근 장벽이 관광객들에게 더 큰 매력으로 다가가는 종목이기도 하다.

청송에서는 전국 단위 체육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배드민턴 대회 모습. 청송군 제공
청송에서는 전국 단위 체육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배드민턴 대회 모습. 청송군 제공

◆전국단위 체육행사 유치도 팔 걷어

청송군은 잇따른 전국 단위 체육행사 유치로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체육행사에 참가하는 선수와 가족들이 며칠간 지역에 머물며 식당과 숙박 시설 등을 이용해 청송 경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체육행사 기간 동안 선수·가족 등 1만명 이상이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 이상 청송에 머물며 지역경제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송은 최근까지 ▷전국 중고배드민턴 선수권대회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 축구리그 ▷춘계회장기실업탁구대회 ▷경북 남녀학생 종별 탁구대회 ▷청송산악자전거대회 ▷전국 드라이툴링대회 등을 연이어 개최했다. 올해도 이 대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스포츠 산업을 지역 경제 부흥에 활용한 결과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었다"며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올해부터는 다양한 종목의 대회를 유치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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