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대장정 마무리…"李·尹, 헤집어 놓은 국민 마음 보듬어야"

정치권 '대승적 승복' 주문…어떤 결과 나오든 국민대통합 로드맵 제시해야
정치권 승자에게는 담대한 포용력, 패자에게는 대승적 승복과 지지층 설득 촉구
여야 사생결단식 진흙탕 싸움 국가 미래 생각해 이제 끝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인천 서구 롯데마트 청라점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인천 서구 롯데마트 청라점 앞에서 열린 '이재명과 함께 날아올라 청라! 살고 싶은 인천!'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 왼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국민대통합을 위한 대축제가 아니라 진영논리에 기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공방전으로 마무됨에 따라 '이 후'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눈앞의 득표를 위해 국민 갈라치기에 골몰했던 선거전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여야의 핵심지지층이 경쟁 정당 후보를 정적(政敵)을 넘어 '악(惡)'으로 규정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특단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선주자들이 승리를 위해 헤집어 놓은 국민들의 마음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선인의 담대한 포용과 낙선자의 대승적 승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 유세에서는 "그야말로 겁대가리 없이, 겁 없이 어디 건방지게 국민에게 달려듭니까"라며 "군사 정권보다 더 심각한 검찰 독재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가짜 '부동시'로 군 면제 의혹을 받는 윤 후보 ▷폭탄주 대장, 술 대장인 연산군을 택할 것인가 ▷술꾼 후보는 라마다(호텔)로 보내고 일꾼 후보는 청와대로 보내자 ▷은혜를 알면 사람이고 모르면 짐승이다 등 사실상 저주에 가까운 독설을 뿜었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경기도 구리·하남 유세에서 "선거 앞두고 교체돼야 할 사람들이 정치교체를 하자고 하니 국민을 뭐로 아는 건가. 이 돼먹지 못한 머슴은 갈아치워야지, 조선시대 같으면 곤장도 좀 쳤을 것"이라며 "버르장머리 없는 나쁜 머슴 놔두면 곳간이 빈다. 이제 정신 차려서 결판내야 한다"고 이 후보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인천 서구 롯데마트 청라점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인천 서구 롯데마트 청라점 앞에서 열린 '이재명과 함께 날아올라 청라! 살고 싶은 인천!'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 또 이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격 떨어지는 후진 인격의 소유자가 어떻게 5천 국민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썩고 부패한 사람이 통합하자면 누가 호응하겠는가 ▷입만 벌리면 거짓말하는 대통령 ▷이 후보의 혈관 속에는 가해자의 인성이 흐르고 있다 ▷거짓말 금메달리스트 ▷운동권 이념에 자기들 끼리끼리 모여서 하는 패거리 정치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악담으로 응수했다.

이 같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사생결단식 진흙탕 싸움에 외신마저도 우려를 표시했다. AP통신은 지난 7일 한국 대통령 선거가 독설과 네거티브, 소송전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대선은 패하는 사람이 죽게 되는 '오징어 게임 대선'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새 대통령은 강성 지지자의 정치적 보복 요구를 절제하고 진정시켜야 한다"면서 "오징어 게임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를 끌어내야 하는 게 새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이에 정치권에선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당의 대선주자들은 결과 승복을 넘어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후속 조치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적어도 국민들로부터 40% 이상의 지지를 받은 정치지도자라면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니라 본인이 헤집어 놓은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승자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까지 끌어안는 담대한 포용력을, 패자는 대승적 승복을 넘어 승자와 국가의 미래까지 고려한 처신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