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론'을 이야기하던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정권을 내려놓았다. 거여에서 거야로 공수를 전환한 민주당은 의회 권력을 앞세워 향후 윤석열 정부 흔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압승 이후 "정치가 완전히 뿌리내려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적어도 20년 가까이 걸린다. 안정적으로 정권이 재창출돼서 정권을 뿌리내리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20년 집권론을 꺼내 들었다. 9일 오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만 해도 이 전 대표의 주장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개표 결과 민주당 정권은 문재인 정부 5년으로 다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결과가 참패가 아닌 석패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 결집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80석에 가까운 의회 권력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와 국면 국면마다 대립각을 세울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 패배 승복을 선언하며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밝힌 것 역시 당의 석패를 보다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고 탄생한 이명박 정부는 취임 첫 해 실시된 총선에서 국회 과반 의석까지 확보했지만 당시 민주당의 광우병 사태 공세에 속절없이 당한 적 있다"며 "민주당은 야당일 때 공격력이 더 강하다. 지금은 180석을 헤아리는 의석까지 가지고 있으니 정치교체론과 정치쇄신론을 앞세우며 파상공세를 퍼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6·1 지방선거로 설욕을 노릴 가능성도 크다. 이번 대선에서 위력을 확인한 조직력을 재동원해 현재 장악하고 있는 지방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 득표로 볼 때 전국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이 우세하고, 광역단체장도 절반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아울러 민주당은 소속 광역단체장의 잇따른 성범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을 석패 속 위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이대남' 전략 실패와 윤석열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여성 표심 결집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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