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당선에 이준석 결정적…여가부 폐지는 논의 필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지난 1월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당선인이 제20대 대통령에 선출되는 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젠더 갈라치기'를 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실질적으로 그런 비난이란 것은 묵살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젠더갈등 문제라는 것이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놨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대남(20대 남성)은 당선자 쪽으로 표를 던졌고 이대녀(20대 여성)는 이재명 후보 쪽으로 표를 던지고 이런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 할 것 같으면 그 갈등구조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니까 여가부 폐지 문제는 과거 이명박 정권이 처음에 시작할 때도 논의하다가 결국 못하고 만 것 아니냐"라면서 "여가부 문제는 어느 정도 기능조정을 통해서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에 대해선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나 인수위 때부터 같이 하겠다고 국민에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은 지켜지리라 본다"라며 "본인 스스로 어떤 역할이 가장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느냐를 알아서 결정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낙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자기 정치 상황에 대해서 스스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할 것"이라며 "그러고 난 다음 정치를 어떻게 할지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지 이틀밖에 안 된 상황에서는 얘기하긴 이르다"고 했다.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당이 선거만 끝나면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그렇고 이번 선거 표심이 무엇인지 분석을 해서 정당으로서의 시대 변화, 특히 유권자들의 성향의 변화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