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행시(박수경 지음/ 북크루 펴냄)
교사들이 주로 쓰는 '세특'이란 단어가 있다. 세부능력과 특기적성의 줄임말이다. 지은이는 학기말 학생들의 세특을 작성하다 그건 그대로 하나의 글쓰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학생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또 그들을 평가해야 할 누군가가 잘 보살펴 읽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은 2행시로 표현했다. '세상이, 특별한 너를 알아주기를 바라며.'
대구 수성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쓴 2행시 시집이다. 지은이는 지각, 조퇴, 결석, 책상, 수학, 시험 등 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물과 일상 등에서, 독자가 울고 웃을 수 있는 짧은 시를 길어 올렸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픈 지은이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193쪽, 1만2천원.

◆묵호: 이수남 소설집(이수남 지음/ 삼우비즈폼 펴냄)
1964년 매일문학상, 197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대구문학상, 대구시문화상, 현진건문학상, 백기만문확상 등을 수상한 작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이다.
최근작을 중심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원형을 추적하고 형상화한 작품을 한데 모았다. 향토출신 화가의 비극적 삶을 그린 '작품 BH-3711', 6‧25 전쟁을 소년의 시각으로 묘사한 '톱밥', 1960년대 지리산 마지막 '망실공비'와 그 후일담을 그린 '붉은 노을', 대구에서 활동한 한 작가의 죽음을 소재로 옛 문단 풍경을 회상한 '율하천과 제비', 비극적인 한 여인의 삶을 다룬 표제작 '묵호' 등 13편의 단편을 실었다. 산문집 '노을을 쫓아가다'도 함께 나왔다. 302쪽, 1만5천원.

◆신의 뜨락에 그녀들의 자리는 없다(이정연 지음/ 정은출판 펴냄)
2018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사십사 계단', '보트 위의 소녀', '세븐틴', '이글루', '요하', '산책자의 봄' 등 최근 완성한 10편의 단편을 실었다.
지은이는 기존의 관습과 무관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주인공을 통해 독특한 여성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부끄러워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가부장적 사회 질서에 균열을 만든다. 규범화된 세계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내며 걸어간다. 궁핍한 현실 속에서도 명랑한 목소리와 생생한 몸짓으로 망설임 없이 생을 통과해낸다.
한결같이 가난과 폭력, 상실의 세계에서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려는 분투를 담은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삶의 존엄을 느끼게 한다. 256쪽, 1만3천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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