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전 대통령 일상 복귀, 보수대통합 물꼬 트이나

24일 달성 입주…"대한민국 발전 힘 보태겠다" 필요시 정치 의사 표현 의중
윤석열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 구원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
여당 되는 국민의힘, 친박진영 정치적 에너지 어떻게 흡수하느냐도 관전포인트

24일 오후 12시 15분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열띤 환호 속에 사저에 도착했다. 임재환 기자
24일 오후 12시 15분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열띤 환호 속에 사저에 도착했다. 임재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 도착해 어린이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 앞에 도착해 어린이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상으로 복귀함에 따라 보수대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해 정권교체에 성공한 제1야당에 강성보수 성향의 '친박' 진영이 힘을 보태야만 원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정국을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아직 구원(舊怨)을 풀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승적 화해와 함께 차기 정부가 친박진영의 에너지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잘 흡수하느냐 여부에 따라 보수대통합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문오 달성군수,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대표, 김관용 전 경상북도지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문오 달성군수,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대표, 김관용 전 경상북도지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특히 박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며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은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땐 정치적 의사표현도 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 당선인도 보수대통합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일준 대통령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보내 박 전 대통령에게 윤석열 당선인 명의의 퇴원 축하 난을 직접 전달했고 조만간 직접 방문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이 10년 만에 대구로 귀향한 박 전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이 10년 만에 대구로 귀향한 박 전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 프레스다방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이 회복돼서 사저로 가시게 돼 다행이다"며 "내주부터 저도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건강이 괜찮다면 한 번 찾아뵐까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대통합을 위해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화해가 가장 시급하다"며 "윤 당선인의 박 전 대통령 방문과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서 두 사람이 어떤 '그림'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가오는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어떻게 친박진영을 끌어안느냐도 관건이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구경북 내 위상을 고려하면 지역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한 예비후보들이 대오를 형성해 박 전 대통령에게 기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거대 민주당을 상대로 정국주도권을 쥐려면 지방선거 압승이 반드시 필요한 국민의힘이 보수대통합을 위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도 어설픈 지분 챙기기가 아니라 보수정치의 미래를 바라보는 경륜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의 의사와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을 앞세워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무리들을 철저하게 박 전 대통령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런 세력들이 보수대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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