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세 마리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말이 있다. 북한의 국견인 풍산개가 그만큼 강인하고 용맹하다는 뜻인데 사실일까. 나무위키를 보면 풍산개가 호랑이를 잡는다는 말은 허무맹랑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풍산개 네 마리가 표범을 잡은 이야기가 와전됐다는 것이다. 예전에 국내 한 방송사가 진돗개와 풍산개 여러 마리를 멧돼지와 겨루게 했는데 두 견종 다 허무하게 무너졌다는 뉴스를 내보낸 점을 봐도 '호랑이 잡는 풍산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큰 듯하다.
풍산개는 북한에서도 '귀하신 몸'이다. 요즘 북한에서 풍산개는 동물원이나 국가기관에서 명맥만 유지될 정도라고 한다. 북한은 남한에 풍산개를 수차례 선물했다. 1991년 김일성이 통일교주 문선명에게 한 쌍을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2000·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풍산개를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는 지금 청와대에 있다. 문 대통령이 그전부터 기르던 또 다른 풍산개 '마루'와 '송강이' 사이에서 지난해 7월 새끼 7마리가 태어났는데 새끼들은 모두 지방자치단체에 분양됐다.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곰이와 송강이를 누가 돌볼지 관심사다. 법 규정상 곰이와 송강이는 차기 정부 인계 대상이다. 퇴임한 대통령이 함부로 데려갈 수 없다.
이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은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맞다"는 의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사저로 데려가 키우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다. 반려견 네 마리, 반려묘 세 마리를 키우고 있는 윤 당선인으로서는 풍산개마저 돌볼 마음의 여력이 없는지도 모른다. 전임 대통령의 손길이 닿은 반려견에 정을 붙일 생각이 없는지도 알 길은 없다.
정권 인수인계 작업이 참으로 험란하다. 그 와중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정권 인수인계도, 북핵 문제도 갈 길이 멀다. 곰이와 송강이가 말 못 하는 견공이길 망정이지 사람이었다면 심정 꽤나 복잡다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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