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간 탈영 해병 "기수열외 등 軍 부조리 당했다…포로 될 바에는 자폭할 것"

CBS 라디오 인터뷰…우크라 입국 제지돼 현재 폴란드 체류 중

폴란드 남동부 국경도시 메디카에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걸어서 국경을 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침공이 시작된 이후 국외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370만 명을 돌파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인접국 폴란드로 피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휴가 중 무단 출국한 뒤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간 해병대 병사 A씨가 군 복무 중 부조리를 당하던 중 우크라이나의 피해 영상을 보고 출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사전 녹음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집을 포격했다거나 민간인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하고 있다고 그런 뉴스를 계속 찾아봤다"며 "한국법을 어기더라도 일단 가서 도와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출국 이유를 설명했다.

출국 전에는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 등으로 부대 선임으로부터 '기수열외'를 당하는 등 부조리를 당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A씨는 "처음에는 마음의 편지를 썼었고 간부들이 그걸 덮더라"라며 "제가 뭘 하든 계속 뭐라고 했다. 그래서 와, 이거는 답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그렇게 신고했을 때 들은 체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저 한 명 잡으러 (폴란드로) 바로 빨리 오더라"라며 "그런 건(신고했던 건) 도와주지도 않고 이렇게 무작정 오니까 좀 이상하기는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역 신분으로 신변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듣기는 들었다"면서도 "포로로 잡힐 바에는 그냥 자폭을 해야겠다는 이미 생각을 하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또 "(돌아가더라도) 자진 귀국을 할 것"이라며 "제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서 제가 책임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현지 시각으로 23일 새벽 폴란드 국경수비대 건물을 떠난 뒤 연락을 받지 않으며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군과 외교당국은 현재 A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귀국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