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우조선 사장 인선에…인수위 "文동생 동창 알박기" vs 靑 "눈독 놀라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 선임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 선임에 대해 '알박기 인사'라고 강력 비판하며 감사원 조사를 요청키로 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 선임에 대해 '정권 말 알박기 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까지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으로 협력 무드가 만들어진지 사흘 만에 청와대와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 문제로 충돌하면서 한국은행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 등의 인선을 두고 촉발됐던 양측의 인사권 대립이 한층 더 첨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앞선 28일 대우조선해양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두선 조선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는데, 그가 문 대통령 동생 재익 씨와 한국해양대 동기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알박기'로 규정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실로 인해 10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지분 55.7%)로 있다.

그는 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현 정부를 겨냥해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감사원 요건을 검토해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5년 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청와대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인선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밝히면서, 윤 당선인 측에서도 인사에 개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에 대해 인수위가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며 비난했기에 말씀드린다"면서 인수위가 사장 자리에 눈독 들이지 마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와대와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사권을 놓고 부딪히면서 인사권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이 또 다시 빚어졌다. 앞서도 양측은 한국은행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원 인사를 놓고도 마찰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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