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월당 지하상가 상인들 진동·굉음에 울상…주상복합 공사로 '안전 우려'

남산동 인근 지하 5층, 지상 29층 주상복합 건물 들어서
공사 지하 부지 반월당 지하상가와 2.5m 간격 두고 인접
도시철도 반월당역 2호선 터널 구조물과도 인접

대구 중구 남산동 938-1에서 진행 중인 주상복합 건물 공사. 공사장 지하 부지가 반월당 지하상가 부지와 맞닿아 있으면서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배주현 기자
대구 중구 남산동 938-1에서 진행 중인 주상복합 건물 공사. 공사장 지하 부지가 반월당 지하상가 부지와 맞닿아 있으면서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배주현 기자

대구 중구 반월당에서 진행하는 주상복합 건물 공사로 반월당 지하상가 상인과 시민들 사이에서 안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 남산동 938-1에는 지하 5층, 지상 29층 주상복합 건물(연면적 3만2천687.54㎡)이 들어선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공사 지하 부지가 지하상가(약 100개 상가)와 인접해 있으면서 상가 상인과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공사로 인한 진동과 소음이 자주 발생하면서 벽에 균열이 생길까 걱정이 앞선다는 것. 지하에 위치한 공사 부지와 지하상가의 간격은 약 2.5m다.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A씨는 "공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데 한창 손님이 많을 시간과 겹치면서 가게 내부에서 대화하지 못할 정도로 소리와 진동이 심하다"며 "공사 현장과 바로 인접해 자칫 벽이 무너지지 않을까 매일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공사지점이 도시철도 반월당역 1,2호선과 인접한 것도 문제다. 중구청에 따르면 건물이 들어서는 지점은 도시철도 2호선 터널 구조물과 약 2.5~7m 정도 근접해 공사 도중 자칫 도시철도 운행에 피해가 갈 수가 있다.

중구청은 계측기(진동, 소음, 온도 등을 측정하는 기구)를 설치해두고 위험 사항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공사지점이 도시철도 2호선 터널 구조물이 지나가는 구간과 인접해 시공사 측에 계측기를 달라고 요청했다. 계측기를 달아 금이 간다는 등 이상이 생기면 계측기가 울리도록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동과 소음에 대해서는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다. 관할 구청은 '소음‧진동 공정시험기준'에 따라 상업지역의 경우 공사 현장 소음이 70db(데시벨)이 넘으면 공사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지하의 경우 공명이 심해 정확한 소음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음을 측정할 법적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소음‧진동 공정시험기준'에 따르면 소음 측정점은 '소음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의 지면 위 1.2m~1.5m 높이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에 이야기해 공사 중단을 요청한다. 또 소음과 진동이 줄어드는 걸로 공법을 바꿔 소음 및 진동 발생에 주의를 하고 있다"며 "상인과 보상안에 대해 합의를 진행 중이다"고 했다.

장영진 영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소음이나 진동이 과도하게 나는 부분에 대해 인근 시민과 상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사 시간 등에 대해 시공사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지하 공사로 인한 진동, 소음 피해가 잦다면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규정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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