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잡음’ 경북 포항지역 현역 기초의원들 줄줄이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

‘사적인 공천으로 풀뿌리 민주주의 망쳐’ 비난
정당 아우르는 무소속 연대 가능성 기대

포항지역 현역 기초의원들이 '풀뿌리희망연대'라는 무소속 연대를 꾸려 공천에 대한 불공정성을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영원, 서재원, 김철수 포항시의회 의원. 신동우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포항지역에서 기초의원들이 공천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출당 및 무소속 출마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총 6명의 직전 기초의원들이 공천에 탈락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들은 조만간 광범위한 연대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어 앞으로 무소속 출마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광역의원 출마를 선언한 서재원 전 포항시의회 의장과 김철수(포항 아선거구)·조영원(사선거구)·박정호(차선거구) 시의원 등이 4일 '풀뿌리희망연대'라는 공동명의로 공천 규탄 및 무소속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금 김병욱 국회의원(포항 남·울릉, 국민의힘)이 친인척을 공당의 광역의원 후보로 공천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정치인으로서 지녀야할 최소한의 자질과 양심은 물론 정치의 금도까지 팽개친 몰염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북도의회 광역의원 제6선거구에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서석영 후보(전 장기면장)가 김병욱 의원과 방계 5촌 관계인 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이들은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에게 이유는 물론 그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이라며 "매우 나쁜 풀뿌리 정치를 끝내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현장·생활정치로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의 변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정종식(포항 라선거구) 시의원과 주해남(자선거구) 시의원이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현재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역시 '공천이 몇몇 특정 인물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자행됐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종식 포항시의원 예비후보는 "타지에 있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나중에 주소를 옮기게 했다. 지역에서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뭘 할 수 있는지 보다 그저 누가 내 수족인지가 더 중요했던 것"이라며 "몇몇 사람의 안위만을 위해 지역이 희생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 시의원들은 현재 정당을 아우르는 연대를 논의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몇몇 시의원들이 이에 동조하는 뜻을 함께하며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서재원 경북도의원 예비후보는 "다수의 후보들이 정당을 위한 이익이 아니라 지역만을 바라보고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을 되찾자는 뜻에 동참해주고 계신다"면서 "무소속 연대도 거의 완성됐다. 조만간 제대로 꾸려 공동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