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앙증맞은 몸'이라고 표현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국회의장을 조롱하고 모독했다는 것이다. 배 의원은 검찰 수사권 관련 법안이 처리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의장을 향해 "당신(박 의장)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오셨다"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입니까"라며 소리쳤다.
국회법과 국회 전통에 따라 국회의장은 당적이 없다. 하지만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 과정에서 박 의장은 철저하게 친정인 민주당 편에 섰다. 문재인 정권 '방탄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무소속 의원 회유, 위장 탈당으로 '안건조정위' 무력화, 국회 회기 쪼개기 등 편법을 썼다. 국회를 모독하는 그 온갖 꼼수를 자행했음에도 박 의장은 민주당 편을 들었다.
민주당은 74년간 이어온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를 뒤엎는 입법을 '국민 대상 공청회' 한 번 없이 밀어붙였다. 문 정부에 대한 수사를 막고 보자는 마음에 수사 공백 같은 국민 피해는 신경도 안 썼다. 덕분에 문 정부 인사들과 범죄자들만 득을 보게 됐다. 민주당이 삿된 의도로, 다수 의석을 무기로, 퇴임하는 문 정권을 호위하느라, 국민에게 피해 주는 법안을 밀어붙일 때, 박 의장은 그 폭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적·제도적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박 의장은 제동을 거는 대신 야합했다. 대한민국의 도덕성과 민주주의가 공격받을 때 맞서기는커녕 양심을 배신하고 직업윤리를 훼손한 것이다. 국회를, 국회의장직을 모독한 장본인은 배 의원이 아니라 박 의장이다.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한 뒤 민주당은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했고, 박 의장은 "최고 수준의 합의"라고 했다. 법의 탈만 썼지 법 정신을 철저히 훼손해 놓고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다. 국회 윤리위의 처분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배 의원이 아니라 박 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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