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특유의 격의 없는 모습과 소통의 자세를 보이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쾌한 대통령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 관련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면서부터 소탈하고 겸허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맞으러 나와 국회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면서 박 의장보다 허리를 더 숙여 국회의 수장에 대한 예를 표했다.
박 의장과 환담 후 국회의사당에 들어서서도 털털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출입구에 서 있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와 인사한 뒤 곧바로 단상으로 직행하지 않고 통로 주변 좌석의 의원들과 여야 가리지 않고 허리 굽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윤 대통령은 약 14분 40초간의 연설 동안 추경안 처리와 함께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단상 앞에 선 윤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진정성이 느껴질 만큼 허리를 굽혀 절을 해 의원들의 박수와 인사 화답을 받았다. 이후 그대로 단상에 오르려 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의장석에 앉아 있던 박병석 국회의장이 웃으며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 하자 윤 대통령은 '아차'한 듯 표정으로 곧바로 의장석을 향해 공손하게 절을 했고, 장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이 맨 넥타이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과 비슷한 하늘색 계열이어서 야당에 대한 소통의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낳았다.
15분 가까이 진행된 시정연설 후 퇴장할 때도 몰려든 국민의힘 의원들과 먼저 인사한 뒤 민주당 의석 쪽으로 이동,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도 4분 정도 악수하며 인사를 나눠 야당 의원들의 표정마저 밝게 했다.


◆분명한 메시지
초당적 협력의 중요성을 어필하려는 듯 소통의 모습을 보인 대통령의 모습 때문인지 이날 여야가 대치하거나 대통령에게 야유하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하는 내내 여야 의원들은 차분한 가운데 경청했다.
이날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날 언급한 내용은 ▷급변하는 국제 정치·경제 질서 ▷불안정한 국내외 금융시장 ▷대북 관계 및 IPEF 참여 논의 등 안보 ▷연금·노동·교육 개혁 ▷북한 코로나 지원 ▷정파 초월한 초당적 협력, 그리고 ▷코로나 손실보상 등 추경 관련 설명 및 신속한 처리 요청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단연 추경안 국회 처리 협조 당부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 보상 등의 내용을 담은 59조4천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모두가 힘들었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피해는 기꺼이 감내했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라며 "이번 추경안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과 서민 생활의 안정을 위한 중요한 사업들을 포함하고 있다.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추경이 이른 시일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초당적 협력도 윤 대통령이 이날 특히 강조한 대목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5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협력·협치를 강조하며 영국 사례까지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전시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다"며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경제안보 플랫폼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가능성도 이날 처음 거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 방한하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공급망 안정화 방안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와 탄소 중립 등 다양한 경제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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