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빌딩 건물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며 사망자와 부상자가 대거 속출한 가운데 이들이 이송된 병원 앞도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9일 오후 해당 사고로 발생한 7명의 사망자가 이송된 삼덕동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앞은 침체된 분위기 속 경찰과 병원 관계자, 유족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소식을 접하고 병원으로 달려온 사망자의 유가족은 눈물을 머금거나 다소 멍한 표정으로 장례식장 내 유가족 대기실로 향했다.
사망자의 아내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지인의 부축을 받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로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소식을 접하고 먼저 도착한 지인들은 장례식장 인근에서 멍하니 서 있기도 했다.
사망자의 지인 A씨는 "오늘 아침까지 연락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후 5시쯤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를 제외한 사망자 6명 중 5명의 유족들이 모두 도착하며 대책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용의자 역시 범행 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을 찾은 이석화 대구변호사회 회장은 "너무 먹먹하다. 용의자는 방화를 저지른 사무실에 근무하던 변호사가 진행한 소송의 반대 당사자였다. 본인의 변호사가 아닌 상대 변호사에게 해코지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유족들도 많이 힘들어하는만큼 대책을 강구하겠다. 용의자와 피해자들이 같은 병원에 안치돼 있어 분리 조치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이 분산 이송된 병원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부상자들이 산소호흡기로 치료를 받거나 인후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사고로 모두 5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31명이 파티마병원, 영남대 병원, 푸른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후 3시쯤 동구 파티마병원에서는 3명의 부상자가 호흡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모두 의식이 있으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 곽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모두 응급실에서 가벼운 검사를 받고 30분 정도 지나 모두 퇴원했다. 인근 푸른병원으로 이송된 환자 8명 중 2명은 입원을 했고 나머지 부상자는 목통증을 호소했다.
부상자 B씨는 "비상벨이 울린 다음 1~2초 뒤에 남자들이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20~30초 뒤에 문밖에 나오니 이미 검은 연기가 가득한 상태였다. 연기 때문에 깜깜해서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유족들과 대구변호사회는 사망자 합동장례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경찰과 소방당국의 사망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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