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 가만히 안 두겠다"고 경고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하자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박이 뭔가, 수박이.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소리다. 어떻게 같은 당 구성원을 그렇게 공격하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그는 또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평가의 접근이 아니라 서로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이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금지령'을 내린 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사진과 함께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글을 올리자,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즉각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의원은 11일 "정치 훌리건들을 등에 업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재차 글을 올렸고, 김 의원은 12일 "지금까지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를 해체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 없다' 이러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냐"고 재반박하는 등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우 위원장은 이 같은 내홍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 혐오 표현에 대해 강력 제재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 가만히 두지 않았다"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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