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산서 文 만난 고민정, 시위 욕설 듣고 "꼬맹이들 같이 와야지 했다가 단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 함께 근무한 인연 국회의원들 양산 사저 방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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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9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 양산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고 전했다.

▶고민정 의원은 20일 0시 36분쯤 페이스북에 방문 후기 및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업로드했다.

고민정 의원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의원님들과 함께 대통령님이 계시는 양산 평산마을에 다녀왔다"며 양산 사저 방문 전 선물을 구입했다는 의미인듯 "(서울 종로)부암동 클럽에스프레소에 들려 문블렌드는 물론 여러 종류의 (커피)원두를 한아름 샀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고민정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고민정 의원을 비롯해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의겸, 한병도, 박상혁, 이용선, 이원택, 김영배, 신정훈 등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서 있다.

왼쪽부터 이용선·신정훈·이원택·한병도·김의겸 국회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 박상혁·고민정·김영배 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왼쪽부터 이용선·신정훈·이원택·한병도·김의겸 국회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 박상혁·고민정·김영배 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어진 글에서 고민정 의원은 "(문재인 전)대통령님은 행복하신지, (부인 김정숙)여사님은 여전히 밝으신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기르는 반려견)마루, 곰이, 송강이, 토리, 다운이, (반려묘)찡찡이는 안 싸우고 잘 지내는지"라고 양산 사저 식구들의 안부도 언급했다.

이들 반려동물들 가운데 곰이와 송강이는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이다.

고민정 의원은 "영남알프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 둘려쳐진 평산마을의 풍경은 어떤지, 궁금한 마음도 한아름이었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동료 의원들과 "국회 뺏지(배지)는 떼고" 작업복과 운동화 등 편한 복장으로 양산 사저를 찾았다며 "흙 나르기와 잡풀 뽑기 등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고민정 의원은 "알록달록 팔토시를 차고 밀짚모자를 쓰고 호미를 집어들었다. 처음엔 호미질이 낯설었지만 어느 각도로 어떤 힘으로 뽑으면 잡초가 뿌리째 뽑히는지 점점 손에 익더라"며 "블루베리 수확도 좀 했다.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알은 작았지만 맛은 새콤달콤함이 더 강했다. 강한 햇살과 시원한 평산마을의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맛이었다"고 감상을 풀어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열매의 크기가 작은 것이 영 마음에 걸리더라. 식물도 사랑을 먹고 자라야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한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관심의 눈길을 많이 보내주기만 해도 다르다고"라고도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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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양산 사저에서 보낸 하루를 설명한 고민정 의원은 현재 보수 단체들이 양산 사저 앞에서 이어가고 있는 시위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사저 어느 위치에 있든 길가 시위대들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은 너무 적나라하게 들렸다.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2~3초 조용해지기만 하면 그들의 욕설은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저희집 꼬맹이(자녀)들과 같이 와야지 했다가도 낯뜨거운 욕설을 듣고 놀래할(놀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해지더라. 이내 단념했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의원은 이어 앞서 했던 열매 얘기와 연결, "하물며 칼날같은, 저주가 담긴 저 소리들을 매일 듣고 있는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겠나 싶었다"면서 "평산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마을 주민들이 겪어야 할 끔찍한 소음 피해를 생각하니 제 마음 또한 험해지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살고 계신 집 앞이어서만은 아니다. 마을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언어의 폭력 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주민들을 그대로 두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집회를 비판하면서 "뉴스로만 보던 광경을 직접 보고 들으니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대로 방관만 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더욱 적극적인 집회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은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은 의원들을 포함해 청와대 출신 위주의 더불어민주당 의원 17명은 지난 5월 31일 공동성명을 내고 양산 사저 앞 시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야 한다. 평산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의무"라며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고민정 의원은 글 말미에서 다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보낸 하루로 포커스를 돌렸다.

그는 앞서 일손을 거들던 상황을 가리키는듯 "계속 쉬라고 하시는 대통령님과 하던 일은 마무리하겠다는 우리들, 결국엔 함께 둘러앉아 일하는 모습을 보며 청와대 시절이 떠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민정 의원은 "우리 모두는 그렇게 뜨겁게 한 시절을 보냈다. 감사한 일"이라며 "(양산 사저 앞 시위의)험한 욕설 대신 저희들의 왁자지껄한 수다로 공간을 채운 것 같아, 대통령님과 여사님의 일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린 것 같아, 무엇보다 대통령님을 웃게 해드린 것 같아 참 행복했다"고 했고,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가리키는듯 "건강하세요!"라는 인사 및 웃는 모습의 이모티콘으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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