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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사직원 서명 거부 "문예회관 하부조직 편제 반대"

"면직 명령은 수용하겠지만 클래식 음악 위상 실추 시키는 통폐합, 전문성 없는 결정"

대구콘서트하우스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콘서트하우스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의 문화예술관광 분야 공공기관 통폐합 방안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관련 기관장들이 잇따라 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구시로부터 사직원 제출을 요구받은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이 11일 사직원 서명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4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전까지 문화예술회관의 하부 조직으로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포함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음날인 5일엔 이 관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오는 21일까지 근무할 것과 사직원을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이 관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이 관장은 이날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의 개방형 공무원 신분인 만큼 면직 명령에 대해 수용은 하겠지만,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구 클래식 음악의 위상이 이렇게 실추되는 무리한 조직개편엔 찬성할 수가 없다"며 "콘서트하우스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하부 조직으로 편제되는 것은 전문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결정으로, 이 같은 조직개편을 인정하는 의미의 사직원 서명은 음악인의 양심상 허락하지 않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화예술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개혁의 이미지가 강한 시장님의 당선과 취임 후의 기대가 아직도 크지만, 지금의 방식은 지나치게 과도해 오히려 전문성과 역사적 성과가 훼손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날 콘서트하우스 측 직원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대구시 담당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승익 대구문화재단 대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재단 대표, 박상철 대구관광재단 대표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승익 대표는 2020년 7월 취임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있고 박상철 대표는 1년 6개월 정도 남겨두고 있다. 박인건 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월 30일까지다.

앞서 홍준표 시장 인수위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18개를 10개로 통폐합하고 출자·출연기관 등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관광 분야 출연기관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가칭)을 설립해 통합한다. 이들 3개 재단 이외에도 시 산하 사업소인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방짜유기박물관, 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도 함께 흡수해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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