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개혁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고 밝힌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지적하는듯 '보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가운데, 18년 전 한나라당 의원이던 시기에 '개혁적 보수'에 대해 밝힌 언급도 시선을 끌고 있다.
그때와 지금이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홍준표 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는 4년여 후인 2027년 3월 21대 대선을 앞두고 당장 경선부터 맞붙어야 할 유력 경쟁자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두 사람 모두 현재 보수 진영에서 대선 본선 출전을 경험한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다음 대선 출전 가능성 역시 높게 거론된다.
둘 다 지난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1위)에게 나란히 밀려(홍준표 시장 2위, 유승민 전 의원 3위) 고배를 마신 공통점도 갖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6일 부산에서 가진 자신의 새 책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 "우리 당이 과거의 도로 새누리당,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로 돌아가면 망하는 길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대부분 원하는 헌법 가치를 지키는 개혁보수의 길로 가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여러 언론 보도로 전해진 것을 의식한듯, 홍준표 시장은 다음날인 17일 오전 10시 24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면 보수지 무슨 개혁적 보수가 있고 반개혁적 보수가 있나. 개혁적 보수를 내세워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권을 세운 게 개혁적 보수였나"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설명한 데 이어, 그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패배,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맥락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19대 대선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함께 유승민 바른미래당 후보가 보수 진영 주자로 나섰고, 당선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이어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 순으로 많은 득표를 했다.
즉,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한 책임론에는 홍준표 시장의 지분도 꽤 있는 셈이기는 하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그래 가지고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5년 동안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나"라고 물으면서 "갓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갈팡질팡하면 도와줄 생각을 해야지. 또 개혁적 보수를 내세워 박근혜 정권 데자뷰(기시감)를 만들려고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시장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행태도 짜증 나는 무더운 여름날인데, 또다시 개혁적 보수를 내세우며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도대체 적군인가 아군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은 국민의힘 윤리위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제 그 근처에도 가지 마시라"고 부탁하며 글을 마쳤다. '이제'라는 표현을 통해 유승민 전 의원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이로 분류되는 이준석 대표에게 '이제는'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한 맥락이다.
홍준표 시장은 이 글에서 '개혁적 보수'와 관련한 시도를 두고 과거 대선에서 진보 진영에 정권을 내어 준 요인으로 평가했고, 또한 향후 보수 진영이 또다시 진보 진영에 권력을 빼앗기는 원인이 될 가능성 및 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18년 전인 2004년 당시 국민의힘 전 미래통합당 전 자유한국당 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있으면서 '개혁적 보수'에 대해 밝혔던 언급이 눈길을 끈다.
이때도 비판적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그해 4월 17대 총선 때 133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된 한나라당(당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 등 일명 개혁파 의원(당선자)들은 별도 모임을 구성해 '개혁적 중도보수'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시 3선에 성공한 홍준표 의원은 "이미 개정된 당헌과 정강정책을 보면 한나라당의 이념적 좌표는 중도우파이며, 개혁적 보수를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정체성 논란을 벌이는 자체가 당의 정강정책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개혁적 보수 입장을 밝힌 의원들을 향해 "개혁파라고 떠들지만 말고 각론을 내놓아야 한다"고 직설 화법으로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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