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이 대표는 '윤핵관들'을 향해 '정당을 경영할 능력도,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또 "이번 사태는 명백하게 윤핵관이 일으켰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내홍에 빠진 데는 '윤핵관'의 책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표 징계와 비대위 상황까지 오는 데 '윤핵관' 이상으로 이 대표의 책임도 크다.
이 대표는 당 윤리위 징계를 앞둔 지난달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겠지만, 대선을 승리로 이끈 정당 대표에게 어째서 '축하'가 없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권 교체를 바랐던 많은 국민들이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뛰기는커녕 재를 뿌리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그는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저에 대해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모진 말 잘 하기로는 이 대표도 역대급이다. 바른미래당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같은 당 선배들을 향해서 거침없이 비판을 퍼부었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는 말도 했다. 자신은 당내 인사를 비판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대표 흔들기'라고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에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였다. 명석한 머리와 분명한 논리, 뛰어난 전략 등 기존 보수 정당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독선적이었다. 현 국민의힘 사태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대선·지방선거가 끝나고 터져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 하지만 '나만 옳다'는 식으로 대응했고, 결국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이준석 대표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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