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셀프 유출·셀프 격앙 확인" VS 김기현 "공적 문서 공개, 불법도 아냐"

이준석-국민의힘, '자필 탄원서 유출 경위' 두고 충돌

탄원서 전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사이의 공방이 날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5일에는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언론에 공개된 경위를 두고 양측이 충돌했다.

이 전 대표는 예상대로 국민의힘 지도부 차원에서 탄원서를 유출하고 난 후 셀프 격앙 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고 쏘아붙인 반면 국민의힘은 탄원서 공개는 불법이 아니라고 맞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을 '절대자'라 칭하며 '신군부'에까지 빗댄 자필 탄원서가 언론에 공개되자 "국민의힘에서 탄원서를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며 '셀프 유출, 셀프 격앙'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판사 출신인 김기현 국회의원은 2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적인 절차를 통해 제출한 문서인데 유출이 아니고 그냥 공개"라며 "누가 유출했는지 제가 알 바 아니고, 관심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유출이라는 용어도 틀렸다"며 "(탄원서를) 바깥으로 공개하는 게 불법도 아니고, 법률상 금지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자필 탄원서에서 "매사에 오히려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의 인물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김 의원을 저격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25일 김 의원의 인터뷰 내용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채무자(국민의힘) 측이 유출한 게 맞군요. 유출하지 않았다는 주장보다는 '유출해도 뭔 문제냐'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유출한 건) 문제"라며 "상대방 탄원서를 언론에 열람용으로 유출하는 행위는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친이준석계'인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법원에 개인적으로 제출한 것이고 소송자료에 해당한다"며 "어떻게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지 강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이 전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전직 대표와 소속 정당이 연일 원색적인 내용으로 입씨름을 벌이자 이 전 대표의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전 대표가 연일 막말, 극언행진을 하고 있다"며 "독가시를 품은 선인장이 돼버린 이 전 대표를 윤 대통령 측에서 품을 수가 있을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