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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의료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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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철 논설위원
모현철 논설위원

'의료 쇼핑'은 환자가 여러 병원을 오가며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진료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년 외래진료 횟수 상위 10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사례는 24곳 의료기관을 2천50번 이용한 40대였다. 이 사람은 하루 5~6번꼴로 외래진료를 받은 셈이다. 과다 의료 이용의 기준인 15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19만 명이었다. 매년 전체 건보공단 부담금의 7% 안팎(약 2조 원)을 차지한다.

한국은 의료 이용 횟수가 많은 국가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2'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민 1명당 외래진료 횟수는 연간 14.7회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은 5.9회다. 의료수가와 건강보험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부담 없이 병원을 찾는다. 종합병원은 항상 북적인다. 국민 다수가 가입돼 있는 실비보험으로 보장성이 더 높아졌고 안 쓰면 손해라는 인식도 의료 수요를 부추긴다. 불요불급한 검사와 치료의 남발은 국민 의료비 상승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증 환자들이 의료 쇼핑을 하는 반면 중병을 가진 취약 계층 환자들은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취약 계층 환자에게 지원이 이뤄지려면 줄줄 새는 건보 재정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방만한 건보 재정 지출을 줄이고 필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중증·희소 질환 환자를 도울 수 있다.

지난해 출산율이 다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아 수 역시 26만 명대로 감소했다. 의료 이용이 많은 고령층이 늘고 건강보험 의료보장 범위가 확대되면서 보험 재정 여력이 축소되고 있다. 재정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환자가 진료를 받는 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과도한 의료 쇼핑은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건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 건보공단은 과다 의료 이용 의심 사례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 분석을 해야 한다. 가벼운 증상에도 진료를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면 진료비·약제비의 환자 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민이 낸 소중한 건강보험료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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