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미래차 핵심 시스템 반도체 허브 도약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반도체'로 차부품·전자산업 동시 강화
'나노 반도체 융합원' 설립, 와이드밴드갭(WBG) 반도체 인프라 조성, 2만명 전문가 양성 등
4차 산업혁명 필수 기술로 반도체·미래차 산업 모두 선도할 목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오전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전략'을 브리핑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내놓은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전략'은 지역 강점인 전자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을 연계한 반도체 구조개편을 통해 지역을 넘어 전 세계에서 IT 및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동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저장만 하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연산·제어 등 정보처리 기능을 지닌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비중은 75%에 이른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일반적인 데스크톱·노트북·스마트폰처럼 인간을 대신해 스스로 끊임없이 연산하고 제어하는 기능이 필수다보니 시스템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국산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3%에 그친다.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도 아직 메모리 분야에 편중된 실정이다.

경북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향상하고 관련 인력도 대거 양성하는 등 반도체 시장과 미래차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이른바 '스마트-모빌리티 시스템 반도체 허브'로 도약하려는 계획이다.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 전략. 경북도 제공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주축…'나노반도체 융합 연구원',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차세대 모빌리티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나노반도체 융합연구원'을 세울 방침이다. 연구원은 차세대 모빌리티 반도체 소자, 설계, 시스템 등 기술을 개발한다.

아울러 경북·대구·울산 삼각 협력체계를 통해 인프라를 공유하고 공동인력 양성 체계를 만들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영남권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한다.

경북에서는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이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대구에서는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 센서를, 울산에서는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소재·부품·장비를 각각 맡는다.

구미에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중대 목표다.

경북도는 지난달 4일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받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법은 정부가 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하면 그에 대한 인·허가 및 기반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국내 전자산업 토대를 마련했던 구미의 반도체 기업과 협력·투자 체계를 강화하고, 구미국가산단 5단지 269만㎡ 규모 부지에 관련 기업·연구소를 유치할 방침이다.

'와이드밴드갭 중심' 경북지역 'K-반도체 전략 확장모델'. 경북도 제공

◆고속 연산용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자동차 전장화, 이동통신 기술 발달에 발맞춘 와이드밴드갭(WBG) 반도체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WBG란 실리콘(Si) 반도체보다 큰 밴드갭(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지녀 초고속·고효율·고온·극한 환경에 뛰어난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소재 반도체 재료를 이른다. 고속 연산이 필수인 4차 산업혁명 기술력 구현에 필수로 꼽힌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포항·구미·대구를 잇는 인프라로 기술개발, 평가인증, 기업지원, 인력양성 등 전주기 체계를 갖춘 반도체 사업벨트 핵심 축을 세운다.

포항은 공정·테스트베드와 파운드리를, 구미는 부품·모듈과 팹리스(반도체 설계)를, 대구는 소재장비와 인력양성을 각각 담당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포항 배터리 규제자유 특구와 경북형 일자리 모델(구미 LG에너지솔루션) 등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전력반도체(KEC 등) 기반을 강화한다.

이는 눈앞의 목표인 스마트 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플라잉카'라 불리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에 다가올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까지 전담할 수 있도록 해 관련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오전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전략'을 브리핑했다. 경북도 제공

◆10년간 전문가 2만명 양성…지역 반도체학과와 삼성·SK 협력

경북도는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2만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특성화고·대학·대학원 등 교육과정에 맞춘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산업 현장의 반도체 인력 수요에 대응한 재직자 맞춤교육과 계약학과 개설을 기업과 협의해 추진한다.

도내 대학 중 반도체 학과를 둔 포항공대와 금오공대가 각각 삼성전자, SK실트론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 밖에 타 대학에서도 반도체 학과를 신설·전환 개설할 경우 교육에 필요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는 'G(경북)-반도체' 전략으로 수도권 중심 K-반도체 벨트를 영남권에 확장해 지역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 역사를 이끌어 왔다. 이번 반도체 산업 초격차 전략으로 '스마트-모빌리티 시스템 반도체 허브'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