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출신의 5선 중진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내홍을 앓고 있는 집권당을 이끌게 됐다. 당면한 총체적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선 당 사정에 정통한 내부인사가 대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코드'가 맞는 정 부의장이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을 맡음에 따라 여당의 공식 지도부를 선출할 차기 전당대회 일정이 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 부의장은 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 수락의사를 밝혔다.
정 부의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자리를 두고 '독배'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집권여당은 국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더 이상 독배를 피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당내 갈등과 분열이 노정된 상황에서 그냥 뒷전에 머물러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의장은 "저 말고도 좋은 분들이 많기에 기회를 새로운 분들에게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가 나서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자문을 수없이 했고 그런 맥락에서 고사를 거듭했다"고 결심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역구가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인 정 부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동갑내기다. 윤 대통령 부친의 고향이 공주라는 이유로 정 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정 부의장을 비대위원장 지명자로 추인했다. 소속 국회의원 76명이 참석했고 이른바 '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을 제외한 75명이 박수로 동의의사를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새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할 당시 제일 처음 떠오른 인물이 정 부의장이었다"고 신뢰감을 표시했다.
최종 인선 직전까지 당 안팎에서 주목했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관련해선 "접촉한 외부 인사께서 '우리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는 당에 와서 비대위원장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고사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당내에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정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비대위의 성격은 조금 더 관리형에 가까워졌고 따라서 전당대회 일정도 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정 부의장이 '여당의 안정이 급선무'라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일정을 가급적 앞당길 것"이라며 "여야의 극단적인 대치가 이어질 정기국회를 소화하면서 전당대회 일정도 병행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비대위원장직 수락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따로 연락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뭐 그런 걸 뭐 구체적으로…(밝히긴 어렵다)"면서 "당의 요청을 받았다고 해주시면 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현직 국회 부의장이 여당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두 차례 전례가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원장 임명은 8일 오전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통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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