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英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尹 일찍 갔어야지…결례는 우리가 한 것"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2. 9.19 [출처 영국 외교부 플리커 계정. David Parry/PA Media Assignments,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참배 불발' 논란에 "조문을 중심으로 둔 외교 일정이었기 때문에 한 두시간이라도 일찍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항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다. 초·분 단위로 일정을 짤 게 아니라 조금 더 여유 있게 움직였으면 되는 일인데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례는 영국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영국이 일하는 방식이 있다. 사전에 토씨 하나까지도 다 알려주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이 된다. 글자 한 자까지 다 적어서 어떻게 어디서 몇 시에 움직이는지 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사전에 인폼(정보)을 제시한다. 그래서 그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제가 경험한 영국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문제는 융통성이 없다. 그래서 딱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한다"며 "제가 미루어 짐작건대 영국에서 그렇게 불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한두 개 나라 정상들이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영국은 이미 사전에 충분한 인폼을 우리한테 줬을 것"이라며 "영국이 그런 행사를 할 때 기본적인 업무 틀이라는 게 있고, 한국을 굳이 무시할 이유가 없다. (변수들은) 우리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왜 자꾸 결례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결례는 우리가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한 뒤 처치하우스에서 여왕을 애도하는 조문록을 작성했다.

애초, 런던 도착 첫 날인 18일에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터민스터홀을 찾아 직접 참배하고 조문록을 작성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참배 일정은 불발됐다. 참배 대신 하루 늦게 조문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현지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해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하루 미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조문 없는 조문외교 논란', '외교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