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저소득 조손가정 조부모 대부분 "10년 이상 손자녀 키웠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저소득 조손가정 지원 방안 연구 결과 발표
저소득 조손가정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가정해체로 손자녀 맡아
손자녀 양육기간은 10~15년 대다수, 양육 전적 부담하면서 부담감 호소

조손가정.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조손가정.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어느 날 며느리가 갑자기 찾아와 손자를 맡기고 사라졌어요…."

"내 몸은 고장나는데 점점 커가는 손자를 잘 돌볼 수 있을지 걱정돼요…."

지난해 대구 서구에서 10대 손자가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흐른 가운데 대구 저소득 조손가정의 조부모 대부분이 자녀의 가정해체로 손자녀를 10년 이상 키우면서 양육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대구에서 거주하는 저소득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구 저소득 조손가정 지원 방안' 결과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이뤄졌고 복지급여대상 조손가정, 일반 조손가정 조부모 184명이 응답했다. 지난해 기준 대구시 전체 조손가정은 총 5천474가구, 1만4천87명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구시 저소득 조손가정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자로 공적급여를 받아 손자녀 양육에 나서고 있다. 조손가정 평균 세대원은 1.71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91.8%가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공적급여와 정부의 아동‧청소년 지원을 받고 있었다.

저소득 조손가정이 거주하는 주거형태로는 '월세'가 가장 많았다. 보증부월세‧월세에 거주한다는 응답자가 47.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세 19.2%, 무료임대 11.9%, 사글세 1.1%순이다.

손자녀 양육을 맡아 온 이유로는 자녀의 가정해체 영향이 컸다. 자녀와 연락 두절이 된 경우도 상당하면서 이들은 10년 이상 손자녀 양육을 맡아왔다.

손자녀 양육 사유에 대한 응답에 별거, 이혼 등으로 손자녀 가족해체가 32.6%로 가장 높았고 손자녀 부모 가출 및 행방불명이 31.5%로 뒤따랐다. 다음으로는 손자녀 부모 사망이 14.4%, 손자녀 부모 재혼 6.1%, 손자녀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 5.5% 순이다.

손자녀 양육 기간에 대해서는 30.4%가 10~15년 미만이라고 응답했고 15년 이상을 키운 조부모는 26.7%에 달했다. 손자녀와 부모와의 연락 정도에 대해서도 연락두절이 4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다수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을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양육 책임 정도를 묻는 질문에 82.1%가 전적으로 부담한다고 답했고 부모보다 조부모의 부담이 높다는 의견도 10.3%에 달했다.

이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교육·생계 지원을 꼽았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는 근로활동을 나서기가 쉽지 않고 향후 손자녀 자립을 두고 부담이 큰 영향으로 보인다. 가장 필한 지원 분야로 교육을 꼽은 응답자가 1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계비 지원 17.67%, 주거 지원 9.8%, 의료비 지원 9.7% 등의 순이었다.

대구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조부모와 손자녀 관계, 손자녀간 관계, 친밀도 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와 지원책이 필요하다. 손자녀와의 관계에 있어 갈등이나 스트레스 등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마련될 수 있도록 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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