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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린이 놀이터 양극화, 어린이의 시선으로 봐야 문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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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놀아야 한다지만 놀 수 있는 공간이 부모의 경제력에 결정된다는 건 자본주의 세계의 냉엄한 이면이다. 아이들이 북적이는 놀이터는 친환경 소재가 바닥에 깔려 먼지 하나 없는 곳이다. 고급 아파트 단지에나 일부 있을 뿐이다. 공공 놀이시설은 충분하지 않다. 관리마저 소홀해 '놀이터'라는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놀이터 양극화의 시작이다.

대구의 어린이 놀이시설은 3천551곳. 이 가운데 57%인 2천24곳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에 있다고 한다. 이것도 입주민 관리비 갹출 정도에 따라 관리도가 천차만별이다. 여유 있는 공동주택 단지일수록 고급화 경향을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다. 공공 놀이시설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신서중앙근린공원놀이터, 수창공원놀이터 등 481곳(13.5%). 시설이 세련된 곳일수록 최근 준공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다. 기부채납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곳일수록 놀이시설 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다. 우선 놀이기구 수의 태부족이다. 시소, 그네, 미끄럼틀 등으로 구색만 갖춘 경우다. 바닥에는 돌, 플라스틱 조각 등 이물질이 방치돼 있고 밤에는 중고생들이 흡연·음주 공간으로 삼기 일쑤다. 욕설이나 성적 표현이 적힌 낙서도 있으니 아이들이 이런 곳에서 놀지 않는 건 예정된 수순이다. 놀이시설 부족은 자본의 논리에 귀속되기 마련이다. 키즈카페, 체험센터 등이 틈새시장의 대안으로 등장한다. 공공 놀이시설의 상대적 부족이 불러온 놀이시설의 외주화다.

대구시와 구·군청은 매년 노후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지만 최신식 놀이기구 설치에 집중하고 있어 아쉬움이 없지 않다. 공공 놀이시설 강화를 위해 특색 있는 놀이터 설치를 고민해 봄 직하다. 전남 순천의 '기적의 놀이터'처럼 아이들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놀이터 설계 등에 반영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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