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딩엄빠' 육아법 누가 좀 알려줘요!… 대구시도 '청소년 부모' 교육 지원책 無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 "청소년 부모 교육 지원책 없어"
미혼모·한부모 청소년 부모만 검정고시비, 고교교육비 지원 받아
복지사 "청소년 부모 가정 생계활동에 학업병행 어려워, 맞춤형 지원 필요"

MBN
MBN '고딩엄빠2' 화면 캡처

대구에 거주하는 청소년 부부 A(23), B(20) 씨는 원룸에서 세 살 아이를 키우며 산다. 양가 부모의 도움이 없는 터라 생활은 늘 쪼들리고, 생계 탓에 진학이나 공부는 뒷전으로 밀렸다.

고교 졸업 후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 B씨는 "청소년 부모를 위한 모임에라도 나가볼까 했지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포기했다"면서 "SNS에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며 견디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이 양육과 생계 활동,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 부모, 이른바 '고딩엄빠'를 지원하는 교육 사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내 청소년 전문 복지사들은 교육지원사업과 함께 맞춤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청소년 부모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청소년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 지원사업을 하는 공공기관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만 24세 이하'인 청소년 부모는 청소년복지지원법에 따라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국가나 지자체에서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전국 시도교육청은 '청소년 한 부모'와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검정 고시비 등 교육 사업은 지원하면서 '청소년 부모'를 위한 교육 사업은 외면하는 형편이다.

청소년 부모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20년 통계청은 전국 청소년 부모를 2천479가구(전체 0.01%)로 집계했지만, 행정안전부는 2천260가구로 파악했다. 대구시는 아예 지역 내 청소년 부모 가구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업을 위한 교육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아이 돌봄, 양육 교육 등 다각도의 맞춤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일찍 부모가 된 청소년 대다수가 생계를 위한 경제 활동에 집중하느라 학업에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청소년 복지사는 "한 부모, 미혼부, 청소년 부부로 구분할 게 아니라 청소년 부모라는 전체 틀 안에서 맞춤형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학업보다 양육이 시급한 경우는 아이돌봄서비스를 강화해주거나 아동 양육에 관한 온라인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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