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전자에서 6만전자로, 5만전자까지 내려왔지만 기대를 완전히 접지는 않았어요."
직장인 A(31) 씨가 여윳돈 수백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건 2021년 1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원까지 제시하는 등 장밋빛 전망에 휩싸여 있던 시절이다.
A씨는 계속 '물타기'(매입한 주식이 하락할 때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 평단 8만8천원대에서 6만7천원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5만1천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반등해 5만3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믿을 건 그래도 삼성전자밖에 없는 것 아니냐.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며 주가 5만원선이 위협받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삼성전자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떨어뜨리면서도 주가가 업황 악화를 선반영한 만큼 내년 이후에는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1조9천4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회복한 지난 7월에는 1천163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8월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지자 1조479억원 순매수했고, 9월에는 순매수 액수를 더욱 늘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한 달 동안에만 5만8천700원에서 5만3천100원으로 약 10% 떨어졌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장중 5만1천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반등해 5만3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2,200선이 무너지고 삼성전자도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데다 모바일과 PC 등 글로벌 IT 수요도 둔화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가는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증권가의 올해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는 312조1천1208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50조2천309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각각 2.63%, 15.53% 줄었다.
지난달 24∼28일 한 주간 유진투자증권(8만3천→7만5천원), IBK투자증권(8만8천→7만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췄다.
외국계 IB(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7만6천→7만4천원), 골드만삭스(8만5천→7만5천원)도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렸다.
증권가는 내년 3분기에나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그에 앞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1분기에는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7배로, 다섯 번 사이클의 저점 평균 배수인 1.09배를 밑돌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하락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4만6천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D램, 낸드 가격 하락에 의한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내년 2분기까지 분기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전망하지만, 그 이전에 공급 축소에 따라 주가가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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