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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향년 9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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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코로나19 확진 후 회복 됐다 다시 건강 악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길 교수 공식 홈페이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김동길 교수 공식 홈페이지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로 대중에게도 익숙했던 '보수 원로' 김동길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밤 별세했다. 향년 94세.

5일 유족 등에 따르면 김동길 교수는 숙환으로 입원해 있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올해 2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확진됐다 회복했으나,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에 김동길 교수 공식 홈페이지 '김동길의 석양에 홀로 서서'의 마지막 글은 올해 2월 1일 올려진 '구정에 생각해 보다'가 됐다.

김동길 교수 공식 홈페이지
김동길 교수 공식 홈페이지 '김동길의 석양에 홀로 서서' 글 게시판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85년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85년 '4.19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하는 김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2년 통일국민당 시절 김동길 명예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2년 통일국민당 시절 김동길 명예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고인은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 태생이다.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부모와 남쪽 서울로 내려와 연희대(연세대 전신)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유학(에반스빌대 역사학 석사, 보스턴대 철학 박사) 후 돌아와 모교인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회비판적인 글을 쓰며 학생운동권 배후로 지목돼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곧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어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같은 2차례 사건으로 잇따라 대학 교수에서 해직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거리를 뒀던 고인은 1991년 강의 중 학생운동가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을 비판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이 커져 결국 스스로 강단을 떠났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2년 12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 대규모 연설회에서 진행된 정주영 대선 후보 지원유세 모습. 왼쪽부터 당시 김동길 의원, 정주영 후보, 채문식 의원, 김복동 의원.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2년 12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 대규모 연설회에서 진행된 정주영 대선 후보 지원유세 모습. 왼쪽부터 당시 김동길 의원, 정주영 후보, 채문식 의원, 김복동 의원.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5년 당시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 후보 유세에 지원을 나선 김동길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95년 당시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 후보 유세에 지원을 나선 김동길 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이어 고인은 곧장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199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들어갔고, 같은 해 14대 총선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서 당선돼 국회의원도 됐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이 같은 해 14대 대선에서 낙선하자 박찬종 변호사와 함께 신민당을 만들었다. 이어서는 내홍으로 쪼개진 신민당을 이끌고 김종필 전 총리 주도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합류하기도 했으나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짧았던 기성 정치인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고인은 보수 색채의 글과 말을 꾸준히 세상에 던지는 논객으로 활동, 말년에는 보수 진영의 주요 원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19년 보수 정치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시작, 지난해에는 93세의 나이로 국내 최고령 유튜버 기록을 세웠고,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 후원회장을 맡으며 현실정치에 복귀하는듯한 뉘앙스도 보였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2009년 9월 9일 강원 춘천시에서 조갑제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2009년 9월 9일 강원 춘천시에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함께 순회강연회를 가졌던 김동길 교수.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올해 1월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의 새해 인사를 받는 김동길 명예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올해 1월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의 새해 인사를 받는 김동길 명예교수의 모습. 연합뉴스

평생 독신으로 산 고인의 시신은 생전 서약에 따라 모교인 연세대 의대에 기증되고, 서대문구 소재 자택은 누나인 故(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유족으로는 누이인 옥영·수옥씨가 있다. 발인은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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