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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지랄 육갑 떨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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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재 지음/ 온북스 펴냄

지랄 육갑 떨지 마(권영재 지음/ 온북스 펴냄)
지랄 육갑 떨지 마(권영재 지음/ 온북스 펴냄)

정신과 의사가 집필한 엽편소설(매우 짧은 길이의 소설)집 '지랄 육갑 떨지 마'가 출간됐다. 저자인 권영재는 정신과 의사로, 이미 많은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는 '소소한 행복', '거리에 선 청진기' 등 수필집과 '비 내리는 고모령' '내 고향 대구' 등 대구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장편소설로는 '아련한 기억 속의 어느 봄날'이 있다.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정신과 의사거나 정신병 환자들이다. 신경정신과 분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 투영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일까. 소설집 속 이야기는 때로는 기이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다.

소설집의 첫 문을 여는 '미친 자들의 도시'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 작품은 정신과 의사인 '나'가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소설은 '나'의 아침 출근길에서부터 시작한다. 글을 몇 줄 읽지 않아도, 독자들은 '나'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는 차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를 추격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차량 뒷좌석에서 같은 병원 여의사의 환상을 보기도 한다.

'나'의 상황에 대한 명쾌한 분석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나'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증상이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소유욕이나 미련이 만들어 낸 게 아닌가,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웃음이 나왔다. 삶이 허망한 꿈과 같다는데 나는 지금 그림자 같은 그 꿈 때문에 삶이 흔들리고 있다. 이는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니고 꼬리가 개를 흔드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집은 3부에 걸쳐 29편의 엽편소설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은 황혼기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한 정신과 의사를 통렬한 자기반성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작가의 변'을 통해 "마지막 원고 퇴고를 하다 보니 그 주인공들이 모두 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 책은 분홍 글씨로 나의 가슴에 걸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사를 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단순히 문학의 경지를 떠나 한국의 현대사 70년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라며 "사랑과 정의와 인간애를 찾는 사람의 향기가 이 책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39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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