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지율 정체 민주, 文정부 때 재미 본 '반일 프레임' 다시 꺼냈다

日 자위대 독도 근해 훈련 맹비난
이재명 "극단적인 친일 국방"…文정부 재미 본 카드 재등장
정치 호응 끌어낼지 미지수…일부선 여론 '되치기'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정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재미를 봤던 반일(反日) 프레임을 다시 꺼내들었다.

한미일 동해 합동훈련을 두고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이어서 별다른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미일의 동해 합동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을 끌어들여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친일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이 반격에 나서자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발끈할수록 국민의힘의 친일 본색만 드러날 뿐"이라며 "과거 군사 연합훈련을 동해에서 한 적이 없고, 한반도 주변에서 하더라도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강릉에서 발생한 '낙탄 사고'까지 지적하면서 여권의 무능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우방국과 군사훈련을 이 대표를 겨냥해 맹폭을 가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생명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국방에 대해서도 반일 감정을 자극해 '죽창가'를 선동하는 이 대표 발언에 어떤 국민께서도 공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국익까지 외면하는 '친일 몰이'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약한 고리인 일본을 먼저 치고, 다음으로 한미동맹을 파탄내겠다는 속내"라고 비난했다.

김기현 의원은 "본질을 훼손하며 적을 이롭게 하는 짓은 딱 '이심정심(이재명의 마음이 곧 김정은의 마음)'"이라고 질타했다. 탈북민 출신의 태영호 의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의 주장은 반일 프레임으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야 한다던 김일성의 '갓끈 전술'을 그대로 따르는 것 같다"며 "친일 몰이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 대표가 과연 대한민국 공당 대표인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이 국정감사 시기에 친일 문제를 다시 꺼내든 것은 비속어 논란과 당 내홍 등 여권 내 실책이 잇따르는 데도 정당 지지율에 변화가 없자 반일 감정을 활용, 국민 정서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치적 효과를 두고는 이견이 나온다. 윤 정부 출범 후 남북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데다 동북아 정세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문 정부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곤 반일 프레임 주장에 호응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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