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갑작스럽게 가족·친구과 연락이 두절된 이들이 장례식장을 찾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자 애끓는 마음으로 장례식장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는 실종자 가족과 지인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베트남 여성은 "베트남 유학생 2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대사관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직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 못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 병원을 찾은 한 실종자의 부모는 장례식장 통제선 앞에서 딸의 이름을 말하곤 경찰에게 '없다'는 대답을 듣자 오열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친구를 찾으러 왔다는 20대 남성도 "병원으로 이송됐다는데 어느 병원인지 몰라 찾아왔다"고 했다. 이들 역시 친구를 찾지 못한 채 병원을 떠났다.
실종자 신고를 받는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도 일부 가족이 직접 찾아 나서겠다며 병원 명단이라도 알려달라며 호소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들은 '사상자가 병원 30여 곳에 분산 이송돼 찾기 쉽지 않으니 기다려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사망 사실을 확인한 유족들은 하루아침에 자녀를 잃은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떨궜다.
이날 오전 경기 용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온 한 유족이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유족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이 어제 저녁에 약속 장소에 가고 있다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며 "너무나 착하고 예쁜 딸이었는데 너무 황망하다"며 울먹였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는 신원이 확인된 한 20대 여성 사망자의 예비 빈소가 차려졌다.
숨진 여성 어머니의 지인인 A씨는 "친구 딸이 참변을 당해서 왔다. 시신이 안치만 됐고 장례 절차는 시작하지 못했다"며 "친구의 딸과 이태원을 방문한 친구는 구조됐는데 친구 딸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 사망자 151명은 일산동국대병원(20명),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이대목동병원(7명), 성빈센트병원(7명), 강동경희대병원(6명), 보라매병원(6명), 삼육서울병원(6명), 성남중앙병원(6명), 순천향대병원(6명), 한림대성심병원(6명) 등 36개 병원에 분산 안치돼있다.
이번 사고로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치는 등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82명 중 19명은 중상자여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매일신문은 이번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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