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 최초 119 신고 "다친 사람 있어요?" "엄청 많아, 심각하다고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처음으로 접수된 119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에는 사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담겼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10시 15분쯤이었다.

신고자는 "여기 이태원인데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될 것 같다. 사람이 압사당하게 생겼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사람이 다 끼어서 다 보내야 할 것 같다. 농담하는 것 아니라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접수자가 '다친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네, 많이 다쳤을 거예요. 여러 명이 있을 거예요. 엄청 많을 거예요"라며 다급하게 대답한다.

'설명을 좀 더 해달라'고 요청하자 "어떻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되느냐. 부상자가, 여기 길거리에 널린 게 부상자인데. 제가 뭐 사람이 제 일행이 아니어서요. 저희 상황이 심각하다구요"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녹취록은 '일단 나가서 확인하겠다'는 말에 신고자가 "미쳐버리겠네.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면서 끝난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10시 15분 첫 신고 접수 후 다음날 0시 56분까지 1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다음은 녹취록 전문.

◇신고접수(2022. 10. 29. 22:15:05)

접수자 : 네 119입니다.

신고자 : 네 여기 이태원인데요.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주셔야 될 거 같아요. 사람이 압사당하게 생겼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사람이 다 껴가지고 다 보내셔야 할 것 같아요. 농담하는 거 아니고요.

접수자 : 어디 쯤이에요. 가게 이름을 알려주세요.

신고자 : ****랑 ***근처인데 여기 뭐 사람 압사당하게 생겼거든요? 농담아니라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할 것 같아요. 일단 끊겠습니다.

접수자 : 다친 사람이 있어요?

신고자 : 네 많이 다쳤을 거예요. 여러 명이 있을 거예요. 엄청 많을 거예요

접수자 : 정확하게 설명해주세요. 그런 식으로 말고, 설명을 좀 더 해주세요.

신고자 : 어떻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돼요?

접수자 : 부상자가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신고자 : 부상자가 여기 길거리에 널린 게 부상자인데 제가 뭐 사람이 제 일행이 아니어서요. 저희 상황이 심각하다구요.

접수자 : 전화 끊을게요. 일단 나가서 확인할게요.

신고자 : 미쳐버리겠네.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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