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윤, 비윤 공세수위 높여…'친이 vs 친박' 전철 밟나

장제원, 주호영 부정 여론 꼬집어…보수 정당의 계파갈등 재발 조짐
전대 앞두고 총성경쟁 유도 분석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장제원 등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장제원 등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정당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계파갈등이 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호위그룹을 자처해 온 이른바 '친(親)윤계'가 최근 '비(非)윤계'를 상대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당 내부에선 당의 세포조직인 당원협의회 수술에 나선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당내 주류가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은 권력지형 재편을 위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친이 vs 친박' 대결로 당의 기둥뿌리까지 흔들렸던 국민의힘이 과거의 전철 밟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친윤계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의원들과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며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여론을 전했다. 주 원내대표가 앞선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으로 대통령실 김은혜·강승규 수석을 퇴장시킨 일을 꼬집은 것이다.

9일에는 친윤계 맡형 격인 권성동 의원이 내부단속에 나섰다. 권 의원은 이날 한 당원행사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대통령 영향력과 비교하면 1천분의 1밖에 안 된다. 우리는 윤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고 비주류 당권 주자들을 압박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선 친윤계가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피아식별(彼我識別)을 시도하면서 내부의 충성경쟁을 유도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당은 현직 대통령과 정치적 부침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전당대회 정국에서 비주류의 부상을 막으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는 '차기 총선 공천을 받고 싶으면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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