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 부른 신부 "이게 패륜이라면 백번, 천번 패륜 기도 해야"

"이름 부르는 것에 대한 부담 전혀 없었다"

김영식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신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렀다. 사진은 김 신부 모습. 유튜브
김영식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신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렀다. 사진은 김 신부 모습. 유튜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캡처

김영식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신부는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른 자신의 행동을 두고 "이름을 부르면 패륜이라고 하는데,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15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가톨릭 교회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 기도가 있다"며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전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했다. 이들은 국정 책임자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김 신부는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안식을 기원하는 기도를 했다.

질문자는 김 신부에게 인터넷 매체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논박이 있다는 것을 말한 뒤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해 부담이 없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모든 사람이 마음껏 슬퍼하고 토닥여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닥쳐오게 될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앞으로 추가적인 추모 미사 계획과 관련해서는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는데, 그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신부는 "앞으로 이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나 여당이 계속해서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하도록 만들고 또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책임자 처벌도 꼬리 자르기를 하겠다는 이야기 아니겠나"라며 "그렇다면 추모 미사의 책임은 정부나 여당에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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