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성이 주술(呪術)에 의해 마비된 야만의 시대에 횡행했던 저주(詛呪) 의식이 21세기 개명천지(開明天地)에서, 그것도 '사랑'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전파해야 할 사제(司祭)들에 의해 펼쳐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치 사제'의 반(反)기독교적, 반(反)문명적 타락이다.
김규돈 대한성공회 신부는 14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 마지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박주환 천주교 신부는 윤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합성 자신을 올렸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글과 함께 두 손을 합장한 어린이의 모습도 합성했다.
조선 시대 때 짚으로 만든 꼭두각시 인형에 수많은 바늘을 꽂아 저주했던 무당(巫堂)의 섬뜩한 모습이 그대로 오버랩되는 저주 의식이다. 신학교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성경에서 무슨 가르침을 받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의 최고 가르침이 '사랑'이다. 예수님은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이들은 사제복을 걸친 채 예수님의 가르침과 반대로 행동했다. 위선적 배교자(背敎者)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도 정신이 맑은 사람이면 남을 저주하는 것을 꺼린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정상적인 일반인들보다 도덕성과 언행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야 사제로 인정받고 존경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드러난 언행만으로도 그런 자격이 없다.
윤 대통령의 전용기가 저주대로 추락한다면 윤 대통령 부부뿐만 아니라 동승한 수행원과 동행 취재 기자, 항공기 승무원 모두 유명(幽明)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두 사제들에게 이들의 생명은 어떤 의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목적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인가? 두 사제는 아무 말도 없다. 그러니 '그렇다'고 여긴다고 볼 수밖에 없다. 누가 그런 자격을 줬나? 하느님이, 예수님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나? 참으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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