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대북 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언급하자 22일 "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나쁘게 말하면 바보 같지 않느냐"고 직격했다. 이어 보수의 대북·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이 '행성 최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후대들을 위한 보검인 핵병기'라고 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앞에서 어린 딸 손을 잡고 웃는 섬뜩한 사진을 온 국민이 보고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정성 있게 응할 거라고 전제'하고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보리는 러시아와 중국의 어깃장으로 결의안도, 추가 제재도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핵 협박을 하고, 중국이 언제 대만을 침공할지 모르고, 북한은 핵 선제타격을 법으로 만들고 올해 내내 미친 듯이 장·단거리 미사일을 퍼붓더니 이제 7차 핵실험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라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소위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할 거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며 "'담대한 구상'이라는 Plan A를 발표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공격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Plan B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또 "보수도 자성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을 하는 가운데 만약 문재인 정권이 저런 내용의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더라면 보수가 얼마나 비판했을지 뻔하지 않나. 이 나라를 지켜온 보수의 대북정책, 안보정책이 정녕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날 통일부는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발표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공론화에 나섰다. 북한이 큰 틀의 비핵화 방안에 포괄적으로 합의할 경우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이 가운데 외교적 조치로는 북미관계 정상화가 언급됐고, 군사적 조치로 군비통제 관련 내용이 제시됐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 발표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서는 지난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발표 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정은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갈 ICBM 발사대 앞에 자신의 아이와 손잡고 마치 사돈 남말 하듯이 '핵에는 핵'이라고 했다. '핵에는 핵'은 김정은의 핵 협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해야 할 말"이라면서 우리 정부의 제대로 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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