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빚만 7천만원" 유동규, 변호인 없다…'불법 대선자금 재판' 직접 나가나

법원, 국선 변호인 선정 가능성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다음달 불법 대선자금 재판에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취재진에 "빚만 7천만원"이라고 말하는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8억여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씨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다음 달 23일로 지정됐다.

김 전 부원장과 자금 공여자인 남욱 씨는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에 대비 중이다. 공판준비기일에도 변호인들이 대신 출석해 재판 계획을 세울 걸로 전망된다.

반면 유씨는 현재까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상황이다. 함께 기소된 정민용 씨 역시 아직 변호인 선임을 하지 않았지만 정씨 본인이 변호사여서 재판 대응엔 큰 어려움이 없을 걸로 예상된다.

유씨가 공판준비기일 전까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법정에 나가야 한다.

이런 사정은 25일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 말미에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은 "12월 23일 (불법 대선자금 사건) 공판준비 절차에는 변호인이 없어서 피고인 본인(유씨)이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도 열려 일정이 충돌된다는 취지였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개발 수익 가운데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했으나 지난해 9월 대장동 비리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 1년 가까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적지 않은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불법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도 변호인 없이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제적 이유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유씨는 취재진에게 "빚만 7천만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도 지난달 '대장동 일장'의 범죄수익 약 800억원의 동결(기소 전 추징보전)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유씨는 재산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유씨가 끝내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국선 변호인을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구속됐거나 미성년자, 70세 이상 노인, 농아인, 심신장애가 있는 사람, 단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변호인이 없으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한다. 그 외 빈곤 등을 이유로도 법원은 국선변호인을 선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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